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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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미국 정부가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경우 라이센스를 받도록 하는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데 이 규제가 시행되면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 미국, 코로나19 타격에도 화웨이 압박 강도 세 져

WSJ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이용할 경우 관계당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도록 하는 규제를 담은 이른바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의 수정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은 미국산 군사용 또는 국가 안보 관련 제품 기술에 대해 해외 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는 수 주간 논의돼왔던 부분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규제를 직접 검토하지는 않았으며 행정부 내에서 지지를 얻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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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규제가 현실화되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 리서치 등 미 반도체 제조업체 뿐 아니라 화웨이의 주문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공급 밸류체인들도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 화웨이와 대만 TSMC 연결고리 차단(?)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제3국 기업 제품에 적용하는 미국 기술 비율 기준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제3국 기업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에 부품을 팔려면 미국 기술이 25% 이하로 계산될 때에만 가능하다.

이 기준이 다시 15%로 낮아지면 많은 기업이 추가로 화웨이에 물건을 팔 수 없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제재 방안이 특히 화웨이의 핵심 파트너인 대만 TSMC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각종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다.

하지만 하이실리콘은 설계만 하고 생산은 대부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맡긴다.

이번 조치가 실행돼 화웨이와 TSMC와의 '동맹'이 끊어지거나 크게 약화된다면 화웨이는 안정적인 반도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화웨이가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로 거래선을 돌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는 있지만 SMIC의 미세 공정 기술력은 TSMC와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