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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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이승원 기자] LG화학은 4일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자사가 이미 개발한 기술을 가져간 데 이어 이를 특허로 등록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특허침해 소송까지 제기한 후 이를 감추기 위해 증거인멸도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이 같이 밝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LG화학이 왜곡하는 등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처럼 베터리 특허 기술을 놓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회사 간 한치의 양보없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고 있다.

더욱이 현재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판결이 곧 결정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갈등이 한 껏 격화하는 모양새이다.

LG화학은 이날 오후 입장문에서 "SK이노베이션이 근거없는 주장을 하고 있어 사안의 심각성과 정확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했다.

이는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이 베터리 기술 특허(특허번호 994)를 침해했다면서 LG화학을 미국 ITC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남의 기술을 가져가서는 특허로 등록하고 역으로 특허침해 소송까지 제기했다"며 "이를 감추기 위해 증거인멸을 한 정황을 우리가 지적하자 '협상 우위를 위한 압박용 카드', '여론 오도'라고 근거없는 주장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LG화학은 원고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고 양심, 선의 등 원칙을 위반한 경우 구제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영미 형평법상 '부정한 손'(Doctrine of unclean hands)을 언급했다.

이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은 부정한 손에 해당하며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994 특허 발명자가 자사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연구원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모방 기술로 출원한 특허는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또한 "SK이노베이션이 특허침해 소송에서 증거를 인멸하는 정황이 다수 발견돼 ITC에 제재를 요청했으며, SK 특허는 신규성이 없다고 ITC에 인정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SK이노베이션 역시 "994 특허는 자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라는 정면 반박 입장문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특허소송을 당한 시점에는 해당 기술에 대해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가 소송 절차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선행기술이라며 유사성을 강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경쟁사의 특허개발을 주시하며 특허등록을 저지하기 위해 수많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기술이 특허화된다고 생각했으면 이미 특허 출원당시 이의를 제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우리 독자 특허를 마치 원래부터 잘 알고 있던 자신들의 기술인 것처럼 과장, 왜곡하는 LG화학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증거인멸도 없다. 어떤 자료도 삭제할 이유도 없고 삭제하지도 않았으므로 ITC에서 소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소송 절차 내에서는 왜곡·과장 주장을 하더라도 진지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그러나 장외에서 논란을 만들어 여론을 오도하는 행위는 지속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