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21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국 안보 협의체) 격상에 이어 오커스(AUKUS·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 파트너십)를 설립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대 중국 압박 기조를 바꿀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 특허가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고 강조한 뒤 최근 미군 병력 전원 철수로 종지부를 찍은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염두에 둔 듯 "최근 국제정세의 전개 과정은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改造)라는 것이 엄청난 후환을 초래한다는 것을 재차 증명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상호존중과 공평정의, 협력과 상생의 신형국제관계를 건설하고, 이익의 접점을 넓히고, 최대의 동심원을 그려야 한다"며 "우리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타국을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세계는 또 한번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전 세계적인 위협과 도전에 함께 맞서며 인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더 나은 세계를 함께 건설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고히 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개발도상국의 청정 에너지 및 저탄소 에너지 개발을 돕겠다며 해외에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해외 인프라 건설 지원을 포함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과정에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력발전소(석탄 사용) 건설에는 돈을 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공과 관련, 코백스(COVAX·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개도국 백신 지원 프로젝트)에 1억 달러(1178억 원)를 기부한다는 구상의 기초 위에 연내에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백신 1억 도스를 추가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코로나19 기원 규명과 관련, "중국은 전세계와 함께 과학적 기원 규명을 지지하고 참여할 것이며 정치적인 농간은 결연히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