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현장은 그야말로 조롱과 막말 등으로 판을친다. 서슴없는 인신공격성 발언 등 연일 볼썽사나운 광경이 목격된다. 이는 역대 최악이다. 그런데 여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물을 끼얹고 있다.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신천지 비호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연상케 하는 글귀다.

'법카로 산 초밥', '쌍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다. 최근 선관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렇다보니 무수한 흑색선전 등의 선거 글귀가 현수막을 비롯, 피켓 등에 그대로 그려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결국 선관위가 여야 간 상호 비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으로 꼽힌다. 국민은 뒷 전인 전시성 공약에 네거티브만 난무한 선거다. 최소한의 품격과 금도는 이미 실종된 상황이다. 

'대장동 개발 사건을 둘러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첨예한 공방.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의혹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윤 후보 아내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등. 모든 최종 판단은 법원을 통한다. 그곳에서 모든 시시비비가 가려진다. 선거가 치러질 내달 9일까지 법리적 판단은 사실상 어렵다.

어차피 유권자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투표가 이뤄진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각종 의혹 중 어느 후보가 진실에 가까운가의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물론 좌우 진영과 지지하는 성향에 따라 상반된 주장과 해석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5년 간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데 있어서는 가장 상식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각 정당의 인식이다. 선거 전 보단 후가 문제란 뜻이다. 이대로라면 당선이 누가 되던 양당 간 극단적 대결은 피할 수 없다. 지는 쪽은 심리적 불복이 클 것이다. 이긴 쪽은 그간의 설움을 보상 받고자 할 것이다. 이는 통합은 커녕 갈등과 반목만이 난무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여야 간 극단적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흑색선전은 자제하고 내면의 성숙함으로 선거를 치뤄야 할 것이다. 

어쨌든 선거가 코앞이다. 어느 시대건 어느 나라건 훌륭한 후보를 뽑는 건 지극히 드물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