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허가 현황(2022.2.15)/출처=식약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허가 현황(2022.2.15)/출처=식약처

18일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7017명, 위중증 환자는 1049명, 사망자는 301명으로 집계됐다. 재택격리 환자가 현재 20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전일인 17일의 경우 일일 확진자 수가 62만명, 사망자 수가 429명에 달했다. 

오미크론 변이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요즘은 재택치료 시스템이 도입돼 설령 코로나에 확진되더라도 집에서 격리치료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용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또는 PCR(유전자증폭) 검사 간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사례가 빈번해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용자는 어떤 것을 신뢰해야 할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본 기자의 지인은 코로나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의심 증상에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3일 동안 외부 숙소에 머무르며 검사를 한 결과 음성이었던 것이 귀가 전날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왔다. 결국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되어 식구들을 외부로 피신 시킨 뒤 본인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사례가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보니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근 실시된 신속항원검사 8만 4000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0.8%인 687건이 양성으로 확인됐고, 이 중 PCR 검사를 거쳐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건수는 523건으로 집계됐다. 결국 164건(23.9%)은 '가짜양성'인 셈이다.

참고로 국내 허가된 코로나19 검사법은 크게 항원, 항체를 검출하는 방식과 유전자증폭(PCR) 등 방식으로 나뉜다. 항원검사법은 유전자를 증폭시킬 필요 없이 항원(바이러스 단백질) 유무에 따라 바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15분 내로 결과를 알 수 있다. 자가진단키트는 대부분 항원검사법을 이용해 빠른 검사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신속진단기’ 또는 ‘신속항원검사’로도 불린다.

유전자증폭 방식의 신속검사도 있다. PCR와 동일한 방식이지만 유전자 증폭방식이 달라 결과 도출 시간이 1∼2시간으로 짧은 반면에 정식 PCR 검사는 5∼6시간 걸린다.

이처럼 신속항원검사는 병·의원에서 하는 전문가용과 약국·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개인용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 방식 자체는 같고, 검체 채취 부위나 면봉 길이가 다르다.

전문가들은 "신속항원검사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이고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으로, PCR 보다 적어도 1000에서 1만 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국내 76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최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사람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비율이 94.7%라고 밝혔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양성이라고 잘못 판정할 위양성률이 5.3%라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용 일반신속항원 검사는 위양성률이 25% 정도이고, 전문가용 검사는 위양성률이 10% 내외로 보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올 확률이 90%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진단의학 전문가들 사이에는 국내 승인된 개인용 자가진단키트 제품의 실제 성능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항원검사의 경우 PCR 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초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항원검사 제품의 경우 정확도가 PCR 검사 대비 17.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정확도가 낮은 검사를 믿고 경증이거나 무증상인 환자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다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대응 TF 간사인 홍기호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으로) 신속항원검사키트가 굉장히 많이 승인됐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실제 키트 제품의 품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제대로 파악을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홍 교수 말처럼 국내 사용 중인 9개 자가검사키트 가운데 6개가 지난 2월 4일부터 17일까지 2주 동안 걸쳐 집중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또한, 오미크론 환자의 급증으로 현재 사회기능이 마비되고 보건소 및 의료기관의 재택치료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은 정부의 방역시책에 따라 개인용 자가진단키트의 음성 결과만 믿고 행동할 수도 또 신뢰하지 않을 수도 없는 혼란은 오롯이 국민 몫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