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호남본부장 김영수
글로벌경제신문 호남본부장 김영수

6.1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경선이 뜨겁다. 이용섭 강기정 예비후보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TV토론이 사흘 연속 진행되면서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TV토론 마지막날인 21일 열린 토론회는 후보 자질론 검증이 최대 관심사였다. 정무적 리더십과 불안한 리더십을 놓고 양 후보간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이용섭 후보는 “지난해 동구 시내 모음식점에서 음주 후에 A대학교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물었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강기정 후보에게 음주폭행 사실여부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다. ‘전과 4범’의 불안한 리더십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에 강 후보는 “답변 시간도 없이 네거티브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순간 토론장은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토론 사회자의 답변 시간 연장에도 교수 폭행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아 궁금증만 더 증폭시켰다.

이 보도는 지난 19일 열린 강 후보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그동안 ‘썰’로 떠돌던 ‘음주폭행’ 의혹에 대해 모 언론사 기자의 질문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강 후보는 여러 명의 질문 기자 중에 “어디 매체냐”고 이 기자에게 유일하게 소속을 물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 후보의 답변은 의외였다. 그는 “찌라시”라고 일축했다. ‘찌라시’는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쪽지 정보를 속되게 이른 말이다. 소위 말하는 ‘찌라시’는 언론사나 정보기관 등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찌라시’는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찌리시’는 증권가에서 많이 돈다. 이 중에 맞는 것도 틀린 것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강 후보가 ‘찌라시’라는 답변은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력 정치인의 답변치고는 부적절하지 않았을까. 차라리 ‘폭행 사실이 전혀 없다’든가 ‘술자리를 같이 한적이 없다’고 하든지 더 분명하고 명확한 어조로 답변을 했어야 옳았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애매한 답변이 음주폭행 의혹을 키운 측면이 있다. 자충수다.

이왕 광주시장을 뽑는 토론회에서 다시 공식적으로 폭행의혹이 거론된 만큼 진실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민주 인권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 광주에서 유력 정치인이 대학교수를 폭행했다는 의혹만으로도 광주시민에겐 수치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자존심에 걸맞는 광주시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폭력과 광주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된다.

불안한 리더십은 또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고 폭력, 강성이미지의 시장이 되면 중앙정부와 불협화음으로 국비예산과 사업확보가 어렵고 광주는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 후보의 과거 이력을 보면 폭력전과, 분노조절이 안돼서 큰 사고를 친게 여러 번 있기 때문이란다. 여성의원과 국회 경위의 폭행, 청와대 경호실 직원과의 충돌은 의정사에 부끄러운 일이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날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뜻하지 않게 엔딩이었다. 불안한 리더십과 대학교수 폭행의혹에 대해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토론 막판에 방송에서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강 후보는 토론이 끝나자 이 후보에게 악수도 청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삿대질과 불만을 표시한 듯한 행동으로 토론장을 빠져나가 카메라 앵글 밖으로 사라졌다. 이때 오디오(마이크)는 이미 꺼진 상태라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알 수는 없다.

이대로 끝날 것 같은 생방송은 몇 초간 더 이어졌다. 강 후보가 무언가 분이 안 풀린 듯 엔딩 음악이 나가는 사이에 다시 토론장으로 들어오면서 또 삿대질과 불만을 표시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본색(?)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SNS상에서 분분하다. 교수 폭행의혹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해 화를 삭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여운이 남는 장면이다.

어쨌든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후보 토론회는 끝났다. 누가 광주의 자존심과 품격에 걸맞는 도덕성과 능력이 검증된 사람인지 선출하는 것은 온전히 시민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