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두고 기업들 사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기대감도 읽힌다. 미국 및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우리 기업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할 경우 우리 기업들로하여금 대미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현지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 등의 '당근'이 제시될 수 있어서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있다. 미국 측이 이번에 우리 기업들에게 일방적인 투자 압박을 해올 수 있어서다. 여기에는 이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케이스의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미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우리 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인 선물보따리를 챙긴 바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 LG 등의 기업들이 총 44조원 규모의 투자보따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겼다. 앞서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현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을 추켜세우며 노골적으로 대미 투자를 요청했을 정도다. 

민주당 소속의 바이든 대통령도 별 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자 전망이 나온다. 경제분야에서는 당적에 상관없이 자국 실리주의에 입각한 경제외교를 철저히 따르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현재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안보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자국 주도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관련 공급망 재편에 한국 및 국내 기업들의 동참과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 중 국내 기업인과의 미팅 규모를 기존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에서 롯데, 한화, OCI, 네이버 등까지 10여개 기업으로 규모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서도 국내 기업인 간 미팅의 핵심은 역시 돈, 우리 기업들로하여금 얼마나 많은 대미 투자를 이끌어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미국의 경제외교 기조를 모를 리없고, 미국이 주력 시장인 만큼 현대차는 이번에 조지아주에 70억달러(약 9조원)의 전기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정도다. 다른 기업들도 투자 릴레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원자재 공급난, 물가불안 등의 리스크 고조로 인플레이션과 경기하방(불황) 압력이 큰 상황이라는 점이다. 기업들도 자유로울 수없다. 국내외 경기위축 우려로 하반기 이후 판매 및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북한과의 대치 국면 속에서 미국과 중국 가운데에 낀 한국으로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의 대결로 촉발된 신냉전 시대의 국면에서 우리나라의 제1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 및 추격도 무시할 수없기 때문이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서 정부와 기업 간 통상 및 투자 전략을 정교하게 짜야 하는 이유다. 

기업들의 계산기에서 벗어난, 일방적인 퍼주기가 되지 않으려면 정부도 미국 정부로하여금 이에 상응하는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 강화 등의 보상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는 향후 투자는 물론 현재 미국 현지에서 삼성전자, SK온,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시설 투자 등의 진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서 투자는 투자 대로 안보는 안보 대로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실용주의형 경제외교가 긴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