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며칠 전 멀티플렉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크린쿼터제'에 대해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스크린쿼터제는 한국 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멀티플렉스 업체는 각 극장에 존재하는 모든 상영관에서 의무적으로 365일 중 73일을 한국 영화만을 상영해야 한다. 

멀티플렉스 업계는 이러한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이 비용 대비 재미·경험 측면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앞서 말했듯 스크린쿼터제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일반 상영관 외에 아이맥스(IMAX) 등 특수한 상영관에서도 한국 영화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영화 중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작품은 없다. 최근 개봉한 범죄도시2 등이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개봉되긴 했지만 이는 디지털 리마스터링(DMR) 등의 후보정을 통해 아이맥스 상영관에서도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나마 후보정을 거치면 특수 상영관에서 보는 재미라도 있다. 그런 작품이 아닌 일반 상영관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도 스크린쿼터제를 이유로 특수 상영관에 걸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특수 상영관에서 볼 이유가 없는 영화를 스크린쿼터제로 인해 더 비싼 돈을 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현행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모든 상영관에 적용된 스크린쿼터제도를 예컨대, 아이맥스 등 특수 상영관에서는 한국 영화를 걸지 않는 대신 이에 비례한 갯수의 일반 상영관에서는 무조건 한국 영화만 상영해야 하는 식으로 개선한다면 한국 영화산업계 입장에서 상영관을 추가로 확보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팔리는 티켓값 중 부가가치세와 영화 발전 기금 등 13%를 뺀 나머지 87% 중 절반을 배급·제작·투자사 등 영화산업계가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 상영관의 추가 확보는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산업계의 수익 증가는 영화 제작 비용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는 국내 영화 콘텐츠의 질적·양적 상승을 견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관객이 줄어 위기 겪은 멀티플렉스 업계가 엔데믹를 기점으로 겨우 기지개를 켜고 이때, 업계의 발목만 잡는 스크린쿼터제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영화관들이 제도로 인해 부담을 느껴 제 할 일을 못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내 소비자와 영화 산업이 입게 될 것이다. 제도를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