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기자
글로벌경제신문 안종열기자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지 10년 만이다.

재계는 이 회장의 승진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보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이번 회장 취임을 계기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했다. 

기자는 우리나라의 재계 1위 삼성전자의 수장이 된 이 회장에서 세 가지를 바래 본다. 우선 신속하고 과감한 대규모 M&A 추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약 9조원대에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대규모 M&A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회장 승진 배경으로 뒀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대규모 M&A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 8월 가석방된 이 회장이 현재 국내외 현장을 누비는 가운데 이제는 더이상 M&A를 지체할 이유는 없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대형 M&A 추진과 관련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가 유력시됐지만, 이달 초 열린 이재용 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 필요한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게 되면 지난 2019년 발표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도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하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갤럭시 시리즈의 이른 바 '아재폰' 이미지 탈피도 시급하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애플 아이폰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실제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따르면 18세부터 29세의 절반 이상이 아이폰을 사용 중인 것으로 응답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삼성폰의 사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40대 69%, 50대 79%, 60대 78%가 삼성 갤럭시폰을 사용했다.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한 기업은 애플이다. 멋을 중시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이폰의 디자인이 훔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으로 MZ세대를 공략했다. 결과는 중박이다. 플립의 세 번째 시리즈는 흥행돌풍을 일으켰으며, 네번째 시리즈 역시 판매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아이폰의 점유율을 흡수하진 못했다. 

시작이 반이다. 최근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연예인들이 갤럭시Z플립 시리즈를 사용하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이에 젊은층 사이에서는 삼성폰에 대한 이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소비 주류로 떠오른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고강도 인적쇄신도 필요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옥중에서의 소통 부재로 인한 정체를 답답해하며, 파격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뉴삼성'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올해 말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에서 미래 지향적 세대 교체를 단행하길 기대한다.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이 회장이 회장 취임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한 말이다.

이를 위해선 위 세가지를 포함한 해묵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재계 1위 삼성전자의 수장으로써 국민을 위해, 국가 경제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