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빅테크 기반 간편결제 업체들이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올해 3월부터 전면 공개된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소상공인 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금융권 및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빅테크 기업의 간편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반복되는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에 지친 카드업계는 사실상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와 형평성 문제를 두고 규제 역차별,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카드사와 서비스 제공범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수수료 폭리 논란에 항변해 왔다. 결제서비스와 직접 관련된 수수료 외 홈페이지 구축 및 관리, 각종 프로모션 등을 포함해 수수료 구성항목이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는 만큼 카드사 수수료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간편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빅테크 등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구분관리 및 공시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오는 3월부터 반기마다 수수료율을 공시토록 한 것이다.

빅테크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약한 영세 소상공인의 협상력을 보다 균형 있게 바로 잡기 위해선 그동안 깜깜이로 이뤄지던 수수료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적정 수수료율 수준을 가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이번 수수료율을 공시를 통해 빅테크 업체간 자율경쟁이 촉진된다면 궁극적으로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에 따라 지금보다 훨씬 합리적인 수준의 수수료의 책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시작은 좋다. 실제 본격적으로 공시가 시작되기 전부터 효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내달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 ‘토스페이’ 결제 수수료를 기존 대비 최대 47% 인하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매출 규모 구분 없이 3%로 고정 토스페이 수수료를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는 1.60%로 낮추고 연 매출 3억원에서 30억원 이내의 중소 가맹점에는 수수료 매출 규모에 따라 1.90%~2.40%로 낮춘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선제 대응 차원에서 이미 1년 전 한 차례 나란히 영세·중소 사업자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춘 바 있다.

다만 공시를 앞두고 우려도 뒤따른다. 앞서 비교공시를 시작한 은행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와 금리인하요구권 사례에 비춰볼 때 각 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줄 세우기’식 비교로만 그칠 경우 공시 제도 자체의 실효성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예상치 여러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와 업계가 약 1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드디어 올해부터 시작되는 간편결제 서비스 수수료율 공시 제도가 부디 아무 탈 없이 소상공인 부담 완화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