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생활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들의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로 부진을 겪던 뷰티업계도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라는 반가운 소식에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도 색조화장품 등 뷰티용품을 찾기 시작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은 색조 화장품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뷰티업계는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3%나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32%나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방한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뷰티업계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뷰티업계가 황금빛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회복'이라는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이는 우리 업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시장 상황이 좋아지길 바라며 마음 졸일 수밖에 없다. 

업계 일각에선 '중국 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K뷰티 열풍은 불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C뷰티가 급부상하면서 중국 내에서 K뷰티의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갈 길은 명확하다. 글로벌 시장 비중을 높여,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K뷰티 제품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 조건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미국 화장품 업체를 인수하면서 북미시장 영역 확대에 나섰다. 또 올 들어서는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을 사업총괄로 영입했다. 

그러나 제품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어 아쉬운 상황이다. 제품개발 투자를 늘려서 트렌드에 편승하는 미투제품보다는 2008년 아모레퍼시픽이 에어쿠션을 내놓은 것처럼 세계 최초·업계 유일의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책 개선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화장품은 의약품 관리 체계를 적용 중인데 이를 화장품 특성에 맞도록 개선하는 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업계와 당국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