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중국 겨냥해 내놓은 현지전략형 SUV 모델인 무파사.(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최근 중국 겨냥해 내놓은 현지전략형 SUV 모델인 무파사.(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시금 중국 시장 공략에 엑셀러레이터(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시 등 중국 시장 내 행보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초유의 암초를 만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 다시금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예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대차그룹(현대차)이 지난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 지 20년을 맞은 상황에서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패러다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가 이전까지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절치부심 끝에 내놨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사표로도 해석할 수 있어서다. 특히 그 새로운 버전이 20년 전과 딴판인 '고급화·친환경'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과거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든, 중국 시장에서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가성비' 전략에서 한 층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세계 제1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이제는 품질 및 브랜드를 내세워 현지 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전략인 '세계1등'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 시장 내 향후 성패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에게 중국 시장은 전체 수출의 45%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2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시장 점유율 5위권 안에 들며 승승장구해오다 사드 후폭풍(2016년)과 한한령, 미중 갈등, 코로나 펜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사드 여파가 한창이었던 2016년에만 해도 119만대를 팔았지만, 지난 2021년 38만5000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기아도 15만20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39%나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13.6%까지 올라갔던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8%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른 현지 업계 순위도 9위까지 밀린 상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반떼와 쏘나타로 재미를 본 이후 지난해까지 수소전기차 모델 등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중국 시장에 최근 사이 고급화,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패러다임이 강타하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은 현대차다. 

결론적으로 현대차가 최근 내세운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를 새 전략으로 꺼내든 만큼, 그 중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위상 회복이 필수적이다. 

중국이 글로벌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각오로 신차와 전동화 등 새로운 전략을 무기로 다시 공략에 나선 현대차다.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감도 있으나, 현대차는 물론 우리 나라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통과의례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차량 반도체 등의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의 파고를 넘고 올해 유례없는 실적이 예상되는 현대차와 기아인 만큼, 그 기세를 몰아 이제는 중국이라는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특히 중국이 그간 봉쇄정책의 빗장을 풀고 리오프닝을 본격화한 만큼, 이를 현대차는 IRA의 대안이자, 재기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