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배달 라이더들이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이 교섭에 응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파업을 실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등 배달 노조는 9년째 3000원인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말, 공휴일 등 배달 주문 건이 많을 시기에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일 어린이날 파업이 진행됐고, 오는 27일 석가탄신일에 2차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라이더들의 주장처럼 기본 배달료가 수년째 변화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라이더들이 기본 배달료만으로 수익으로 얻는 것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배달 요금은 최소 3000원~최대 8000원 수준이다. 이는 기본 배달료에 수당 개념으로 추가 비용이 붙기 때문에 가능한 금액이다. 예컨대, 날씨가 안 좋다거나 거리가 멀다면 라이더들에게 프로모션을 통해 추가로 비용을 지급한다.

그러나 프로모션은 회사 측에서 필요에 따라 유지할 수도,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마케팅 활동이니 만큼, 적정 수준의 배달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기본 배달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라이더들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기본 배달료를 올렸을 때 이점도 있다. 적정 수준의 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라이더가 생계를 이유로 이탈하지 않아 일정 수준의 배달 서비스가 유지될 것이고, 또 급하게 배달할 필요가 없어져 많은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난폭운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본 배달료 인상을 주장하는 시기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최근 고물가로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이다. 자연스럽게 배달 음식도 찾지 않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 2021년 분기 평균 53.6%의 성장률을 보이다 지난해 2분기 2.4%로 급감했고, 3분기부터는 역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0.8% 역성장해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배달 앱 이용자 수도 올해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평균 2947만명으로 전년 동기 3580만명보다 633만명 줄었다. 배달 산업에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배달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삼고 기본 배달료 인상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업체와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배달 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이 단순히 1000원 더 많은 기본 배달료인지, 배달 산업의 부흥인지 배달 노조는 잘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