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서울대병원
자료=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홍보팀이 지난 22일 언론사에 배포한 '젊은 성인, 정신질환 있으면 심근경색 58%↑ 뇌졸중 42%'이라는 보도자료 내용에 오류가 발견되었다.

해당 보도자료는 서울대병원와 숭실대 공동연구팀이 ‘유럽 심장예방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 발표했다고 밝힌 연구 결과의 논문에 대한 내용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모든 정신질환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는데, 특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각각 2.13배..증가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의 경우 ‘성격장애 ... 병력이 있으면 각각 2.06배..까지 증가했다”라고 언급했다.

본 기자는 보도자료가 많이 들어오는 월요일인 관계로 오전에 받았던 해당 기사를 오후 4시쯤에야 검토할 수 있었다. 검토 결과 서울대병원 측이 첨부해 보내온 그래프 자료에는 정작 제목과 관련된 '정신질환 있으면 심근경색 58%↑ 뇌졸중 42%↑' 증가치를 나타내는 그래프 수치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58% 및 42%의 증가치의 출처와 근거에 대해 서울대병원 홍보팀에게 질문해 받아 본 논문 원본에 첨부된 정신질환 항목별 도표에서 표기된 수치와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수치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 

논문 원본의 도표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2.13배가 아닌 3.13배이었고 뇌졸중 발생 위험의 경우 ‘성격장애 병력이 있으면  2.06배가 아닌 3.06배였다.

문제는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인데 그 위험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3배(3.13 및 3.06) 아닌 2배(2.13 및 2.06)로 완전히 다른 레벨을 나타낼 정도로 심각하게 왜곡되어 틀리게 표시되었다.

그런 심각한 오류를 포함한 보도자료를 국내 제1위라고 자부하는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 홍보팀은 신중하지 못하게 배포했던 것이다. 

또한, 서울대병원 홍보팀 직원에 따르면 보도자료 배포 전에 연구 논문 작성자인 서울대병원 의료진에게 내용을 검토 받아 컨펌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서울대병원의 실수 아닌 실수로 해당 기사를 접한 정신질환 경력이 있는 독자들은 본인들의 생명이 무책임하게 2배에서 3배로 왔다갔다한 셈이다.

사실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 여러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숫자이다. 숫자 규모가 2조원이 3조원으로, 200명이 300명으로 바뀜에 따라 그 후폭풍이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숫자의 자리수가 날짜가 아닌 년도처럼 앞자리 숫자의 오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에 기자들은 기사 작성 후 팩트 체크와 함께 숫자같이 예민한 것은 더블크로스체크를 항상 하는 것이 철칙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이라는 특수성때문에 과신했는지 22일 오후 4시까지 해당 보도자료가 오류된 데이터를 그대로 명기한채 20건 이상의 기사로 발행되어 포털에 노출되었고 독자들은 읽고 믿고 있었다.

다행히도 해당 기사는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이 오류를 정정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재송부해 2.13배가 아닌 3.13배로, 2.06배가 아닌 3.06배로 수정되었다.

그러나 20여건의 해당 기사에 첨부된 도표의 그래프 수치는 여전히 2.13배와 2.06배 등으로 잘못 표시되어 독자들에게 아직도 혼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결국 서울대병원은 국내에 정신질환자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보도자료의 오류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 것이기에 재발 방지를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