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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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과학자(MD-Ph.D)는 의사 면허를 갖고 치료제·백신 등 신약 개발과 난치병 극복 등 과학연구에 집중하는 과학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국한되어 공급과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등 디지털 헬스 케어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수요가 증가함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의사과학자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의사과학자는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과학자나 기존에 잘 알려진 의학 지식을 사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일반적인 의사가 할 수 없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전공 분야도 다양해지고 습득해야 하는 교과 과정의 전문 지식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국내의 경우 기존의 의대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과 KAIST,포스텍(포항공대)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의사과학자를 키울 수 있도록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 추진을 요구하면서 상호 충돌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정부가 의대가 없는 MIT가 하버드 의대와 손을 잡아 의사과학자를 양성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의과대학과 이공계대학에서 시작하는 2가지 융합형 모델로 의사과학자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에서 바이오의학공학을 박사 학위를 취득한 본 기자가 미국의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교과과정·의공학 협업· 학위 분류'에 대한 특징과 핵심 내용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국내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해본다.

◆의사과학자, 의과대학과 이공계대학의 2가지 융합형 모델로 병행해야 하는 이유 

첫번째로 국내는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의사과학자의 길을 선택하는 인원이 100명에도 못 미치는 현실이지만 미국의 경우 연간 약 1700명이 의사과학자의 길을 택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그러한 원인으로는 국내 의사는 학부과정을 마치면 독립적으로 진료할 수 있지만, 의사과학자는 학위를 취득해도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연봉 등 대우나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의사로 진로를 결정하고 의사과학자도 연구보다는 임상 분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들어 의사과학자들이 졸업 후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진학하는 박사 후 연구원의 진로는 이공학계열의 경제적 지원처럼 기대치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고 보상체계는 미국 및 유럽 등과 비교해 여전히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비슷한 기간을 공부한 의사의 경우 초봉이 억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의사과학자들이 연구를 계속하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의사과학자에게도 현재 이공계박사에게 적용되는 군복무 대신 특례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군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지원책이 적용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의대를 졸업해 의사면허를 딴 남자의 경우 보통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로 군대를 해결한다. 공중보건의의 경우 38개월 의무 복무이고 매달 100만원 이하의 진료장려금이 지급된다. 이와 반해 의대 졸업 후 군대에 가면 군의관으로 근무해 중위이고(월 봉급액 2021년 기준 중위 1호봉 세전 189만200원) 전문의(인터,레지더트 후) 신분으로 군대에 가면 대위(1호봉 세전 243만 6400원)으로 복부기간은 3년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의사과학자들의 경우 국가가 특례연구요원으로 지금의 중소기업만 가능한 것을 국공립연구소나 대기업으로 확대해 연봉 및 연구 환경을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도 한가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의사과학자들이 졸업 후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국가나 지자체가 연구장려금 방식의 형식으로 추가로 지급을 병행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있다.

◆미국의 의공과학자, 다학제간 연구 및 교과과정 이수가 핵심.. 전문성이 필수

두번째 제안으로는 억대에 이르는 의사 초봉에 의사과학자을 포기하고 현역 기준 1년 6개월의 짧은 복무 기간으로 일반병으로 군대를 가는 경우를 대비해 KAIST,포스텍(포항공대)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에서 의사과학자 전문대학원을 개설해 학위를 MD(의학박사)가 아닌 PhD(이공학박사) 학위로 의공과학자 중심의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본 기자가 공부했던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경우 Bio-Medical-Science 또는 Bio-Medical-Engineering 학과의 경우 생체분자( Biomolecules), 생화학(Biochemistry), 의생명물리학(Biomedical Physics), 생물통계( Biostatistics), 바이오로보틱스(Biorobotics) 등 여러 최첨단 연구의 세부 전공 분야로 구성되어 다학제간 연구 및 교과과정의 의공과학자 학위 (Multi Interdisciplinary study,course-work, degress)가 개설되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의공과학자 프로그램이 성공하는 근본 요소로는 엄격한 Co-coursework(공동교과과정)와 Cowork(협업)이 주요한 역활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들어 의공과학자 박사학위를 졸업에 필요한 논문을 쓸 수 있는 Ph.D Candidate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세부 전공인 생체분자, 생화학, 의생명물리학, 생물통계, 바이오로보틱스의 교과과정의 학점을 40% 이수해야 한다.

아울러 의대 또는 약대 대학원에서  Bio-Medical-Science 또는 Bio-Medical-Engineering 학과와 관련된 생리학(Physiology), 해부학(Anatomy), 약물동태학(Pharmacokinetics) 등 공동 과목을 졸업학점의 30% 정도로 이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졸업학점의 30%는 의공과학자로서 연구와 관련된 과목을 이공대 대학원에서 수강 신청해 필수 교과과정으로 마쳐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Tough하고 Hard한 높은 수준의 전공 강의가 제공되어 엄격하게 평가받아 B이상의 학점으로 마쳐야 한다. 

결국 이러한 다학제간 연구 및 교과과정을 이수한 미국의 의공과학자의 경우 의대 및 약대 학위에 준하는 전공 지식과 본인의 세부 전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사(MD) 또는 의사과학자(MD, PhD)와 협업이 가능하기에 괄목한 연구 성과가 이루어지는 근간이 된다.

◆의사과학자·의공과학자 2가지 융합형 모델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 

결론적으로 정부가 주도하고자 하는 국내 바이오 산업 성장을 견인할 '의사과학자'(MD-Ph.D) 육성에 대해 앞서 언급한 융합형 모델 방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보다는 바이오산업을 미래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선정한 만큼 내실 있는 인재 육성과 확보에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에 의대출신으로 의사과학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의사과학자로 성공한 롤모델(Role Model)의 제시와 랜드마크(Land Mark)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업의 탄생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융합형 모델의 투트랙으로 새로운 양성기관을 만들지 않아도 정부와 산학연이 의공과학자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어 카이스트, 포스텍이 의공과학자 배출을 필요한 정원을 제시해 기존 의대와 협력해 의공과학자를 육성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바이오의학공학을 공부하고 연구에 참여했던 경험자로 우리나라의 현재의 시스템은 의과학자와 의공과학자를 육성하는데 충분하다. 다만 미국만큼 선진국형 인재를 양성하는 해결책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과 관리가 핵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