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사진=연합뉴스
오젬픽/사진=연합뉴스

비만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비만 치료제로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국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오젬픽)’를 투여 받은 환자가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이 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 '비만치료 효과 vs 자살·자해 충동 부작용' 논란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삭센다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유사체로 승인 받은 전 세계 최초의 비만 치료제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쓰는 위고비도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로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와 EMA에서 2017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허가 받은 후 체중효과가 확인되어, 위고비라는 2021년 비만 치료제로 각각 시판 승인을 받았다. 

2종류 모두 현재까지 유럽연합은 의약품 제품 정보에 자살 및 자해 충동을 포함해 명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삭센다와 오젬픽, 위고비 등의 제품 설명서에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사용 중 정신적 변화에 유의하고 기분·감정·행동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경우 곧바로 의료진과 상의하라"고만 돼 있다.

EMA 산하 안전위원회(PRAC)는 "보고된 사례가 의약품 자체와 관련이 있는지,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기타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자살 행동이 모든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부작용으로 명시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이들 품목 처방 시 자살 및 자해 충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알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FDA의 유해 사건 보고 시스템(FAERS)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 중 자살 충동을 느낀 사례는 60건, 리라글루타이드의 경우 2010년 이후 이러한 사례가 최소 70건에 달한다.

이러한 부작용 논란속에도 비만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효능과 환자 편의성이 개선된 신약 출시로 인해 관련 제품의 매출은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삭센다와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 매출의 두 축을 담당하는 제품이다. 두 품목으로 회사는 지난해 매출 168억 6,400만 크로네(2조 1,338억 원)를 달성했다. 전 세계 시장의 16.5% 수준이다. 오는 2025년까지 비만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3%, 연 매출 250억 크로네(4조 6,000억 원) 이상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삭센다/사진=연합뉴스
삭센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연 매출 600억'삭센다' ‘꿈의 다이어트약’ 부작용 논란에 식약처 검증 능력은?

국내에서도 해당 비만 신약의 해외 품귀현상과 맞물려 삭센다는 ‘꿈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며 부작용 우려 속에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삭센다는 지난 2017년, 위고비는 올해 4월 각각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삭센다는 국내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품목으로 국내 연매출 600억 원에 육박하는 제품으로,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한 1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도 삭센다, 위고비에 대한 자살 및 자해 충동 등의 부작용은 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성분들의 부작용으로 어지러움, 구토, 두통, 설사, 변비, 복통 등만 기재돼 있다.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식약처는 EMA 공식 자료를 확인하고, 관련 업체에 해당 관련 정보 수집을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위원회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 투여 환자로부터 자살 또는 자해 충동 이상반응을 보고받고 해당 제품 성분의 안전성을 조사·평가에 나섰다고 밝혔다.

EMA는 삭센다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를 함유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며 이번 조사는 오는 11월 완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이후 제출된 자료, 국외 조치 현황, 국내 이상사례 모니터링 등을 검토해 필요한 조치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약처 부작용 검증 능력 미흡에 피해는 국민 몫 '제 2의 엘레간 인공유방 사례' 재연?

문제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제출 정보에만 근거한 이상사례 수집만으로 해당 약제와 자해 또는 자살 충동간의 상호 연관성을 독자적으로 확정 할수 있는 능력과 검증성의 신뢰도를 국내 식약처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비만한 환자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체중이 줄면서 자해 또는 자살 충동 등 위험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업계 전문가는 “비만한 환자는 주로 우울증을 동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약제 관련 기존 연구에서 이 같은 위험이 보고되지 않았고, 유럽에서 보고된 사례는 총 3건이기에 아직 연관성을 확정 짓기 어렵다"며 "삭센다와 위고비 등 비만 신약에 대한 자살 및 자해 충동 간 연관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유럽의 EMA 또는 미국의 FDA가 최종적으로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 투여에 따른 자살 또는 자해 충동 이상반응의 부작용을 확증하기 전까지 국내 환자는 해당 약제가 주는 효과와 부작용의 논란 속에서 복용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만약에 해당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을 복용해 자살 또는 자해한 국내 환자로 판정이 나온 경우이다. 이와 비슷한 선례로 미국 FDA가 2012년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식용억제제로 허가한 비만치료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2020년 1월 이후에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FDA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벨빅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연구에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전례로 비추어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을 복용의 국내 부작용 피해도 지난 2019년 미국 FDA가 발표한 세계 보톡스 1위 엘레간의 인공 유방 보형물 브랜드명인 바이오셀이 다른 제조회사에서 만든 보형물대비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이 6배 가량 더 높게 발생한다는 사고의 재현될 수있다는 것이다.

해당 제품이 국내에서도 상당수 판매돼 인공 유발 수술에 사용되었지만 식약처가 미국 엘레간과 국내 소비자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관적으로 합의해 한국 내 인공유방 보형물을 삽입한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원천차단되어 미국 등 외국의 피해자와 달리 소송조차도 할수 없게 된 사례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사가 비만 환자에게 처방할 때 약물 복용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잠재적 위험보다 큰지 고려해야 하지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부작용, 그것도 자살 및 자해 충동 이상반응은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수입 신약의 효과도 부작용의 피해도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는 제약 후진국의 운명은 우리 국민의 몫인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