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왼쪽)과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왼쪽)과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베트남과 교황청(바티칸)이 48년 만에 사실상 관계회복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베트남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바티칸이 처음으로 베트남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ㆍAP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2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바티칸을 방문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을 비공개로 접견한 뒤 하노이에 상주 대표부를 두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이날 합의가 지난 2009년부터 관계개선을 목표로 활동해온 양측 공동위원회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앞서 공동위원회는 대표부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전쟁 후 베트남 공산정권은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바티칸이 베트남 식민 지배 세력인 프랑스와 가깝게 지내왔다고 판단, 바티칸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베트남 북부 남딩성에 있는 성당[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베트남 북부 남딩성에 있는 성당[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이날 베트남과 바티칸 측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양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직 베트남 상주 대표부에 누가 파견될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베트남의 가톨릭 신자는 인구 9600만명 중 6.6%에 해당하는 700만명으로 추산된다. 대다수는 불교나 토속 신앙을 믿는다. 

베트남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미국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베트남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할 것을 미국에 권고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이런 비판을 거부해왔다.

가톨릭 전문 매체 UCA뉴스는 베트남 정부가 교구 수를 제한하는 등 가톨릭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베트남에서 예배를 보는 카톨릭 신자들[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베트남에서 예배를 보는 카톨릭 신자들[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한편, 로이터는 이번 베트남 상주 대표부 설치 합의가 중국에도 상주 대표부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교황청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교황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바티칸이 공식적 또는 비공개로 주 베이징 바티칸 상주 대표부 설치를 허용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원문 참고: https://www.reuters.com/world/vatican-vietnam-agree-first-post-war-resident-papal-representative-2023-07-27/

https://apnews.com/article/vatican-vietnam-relations-francis-china-60b231a6b6f0a8ba7783e8b28a375a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