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베일을 벗었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자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을 공개한 것. 시장에선 벌써부터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를 통해 '토종 생성 AI'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대화형 AI 클로바X는 출시 전부터 챗GPT 대항마로 화제를 모았다. 클로바X는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multi-turn) 대화가 가능하며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 API를 연결하는 기능인 스킬을 통해 답변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최수연 대표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네이버의 주가는 공개 당일 6% 상승하며 기대감이 조성됐으나 다음날 원점으로 회귀하며 쓴맛을 봤다. 한국어 특화에선 강점을 보였지만, 미흡한 성능 등 문제점을 노출하며 이용자에게 혹평을 받은 탓이다. 

이용자들은 클로바X의 답변이 부정확하거나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들여다보면 과도한 비판이란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클로바X는 출시 초기 트래픽 급증에 따른 일시적 성능 저하를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 서비스가 안정화 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베타 서비스는 말 그대로 정식 출시 전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점검하고 사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 점검하는 단계를 말한다. 네이버가 밝혔듯 클로바X는 향후 피드백을 거쳐 기능과 편의성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 또 혁신이 없다고 말하기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다른 서비스들이 나오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다소 섣부른 감이 있다.    

단기적인 주가 향방만으로 서비스의 성공 여부를 논하거나 기업의 중장기적인 AI 전략을 평가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의 주가 하락은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도 기인한다.

실제로 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의 챗GPT도 이용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의 6월 챗GPT 다운로드 수는 전월대비 38% 감소했으며 챗GPT 기반 챗봇인 빙 앱 다운로드도 미국에서만 38% 급감했다. 

특히 학계에선 앞으로의 발전상을 고려하면 지금의 생성형 AI 시장은 초기 단계라고 입을 모은다. 번역, 코딩 기능 이외에도 창작의 영역인 미디어, 콘텐츠로도 쓰임새가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생성형 AI는 아직 미완의 기술이기에 지속적인 고도화와 투자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생성모델이 거짓 정보를 그럴듯한 문장으로 출력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사업화도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대화형 AI 서비스 등 B2C 영역에선 챗GPT를 제외하고 수익 모델조차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네이버, LG그룹은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 공략에 보다 집중하기로 한 상황이다.

후발주자인 토종 생성형 AI가 살아남기 위해선 빅테크와 견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생성형 AI 시장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명운을 걸고 생성형 AI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 원대한 계획 안에는 토종 AI 생태계를 지키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담겨있다. 정식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이들의 평가는 잠시 뒤로 미뤄둬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응원과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