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트남과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양국 관계는 50년 동안 갈등에서 정상화를 거쳐 새롭게 격상된 단계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1975년 공산화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가 지난 1995년 7월 국교를 정상화하고 지난 2013년 7월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더 가하려는 포석이다.
미국과 베트남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경제는 물론, 군사 분야에서도 한층 더 가까워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선언은 쫑 서기장의 초청으로 이틀간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하노이에 도착한 직후에 이뤄졌다.
백악관은 회담 뒤 "양국 관계의 역사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으로 전세계적 도전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할 계기가 마련될 것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백악관은 양국간 새로운 반도체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확충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국가다.
인텔, 구글, 앰코 테크놀로지와 보잉 등 다수의 거대 기업 고위관계자들도 이번 방문에 동행해 11일 열리는 양국 간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한다.
인텔은 베트남 남부에 반도체 조립·테스트 공장을 두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보잉은 베트남 에어라인에 737 맥스 기종 50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미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1093억9000만달러(약 146조원)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1238억6000만달러(165조원)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미국의 대 베트남 직접 투자는 1200여건으로 금액으로는 110억달러(14조7000억원)를 넘어섰다.
미국은 양국간 안보 협력 강화도 이뤄냈다.
베트남에 890만달러 상당의 군수 물자 지원 방안도 발표한 것이다.
베트남은 오랜 기간에 걸쳐 러시아제 무기를 수입해 군 현대화를 진행해왔는데 베트남이 미국과 군사분야에서도 사실상 손을 잡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존 파이너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새로운 파트너십은 베트남이 미국을 비롯해 우리의 동맹으로부터 무기를 들여오는 것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