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로고.(사진=각 사)
위부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로고.(사진=각 사)

요즘 산업계 안팎에선 배터리 업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는 어제도 있었고,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례에서처럼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는 초격차 기술 등 성장동력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최근 일각에선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큰 이점을 보유한 내수 시장을 원동력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품목에서의 주도권 강화를 근거로 이른바 'K-배터리 위기설'을 제기하고 있다. 

그 근거로 올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50%를 돌파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올 8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점유율이 50%를 상회했다. 1위 CATL 36.9%에다, 2위 BYD가 15.9%를 합치면 52.8%나 된다. 반면, 한국은 3위 LG에너지솔루션14.2%와 SK온 5.1%, 삼성SDI 4.1%를 다 합쳐 23.4% 점유율로, 중국 두 업체의 절반이 채 안 된다. 

또, 가격 저렴성 등이 부각되면서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채택율이 높아지고 있는 LFP 배터리 주도권도 중국 업체들이 잡고 있는 형국이라는 사실도 한국 배터리 업계에 위협 요소로 꼽히고 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위기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큰 그림으로 볼 때 분명히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상황은 일종의 '조정' 국면으로도 무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에 목격되는 점유율은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조정기가 착시효과가 아닌 향후 업계 가늠자로 해석할 경우 변곡점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곧 그 변곡점에서 '터닝포인트'를 찾고, 터닝어라운드할 수 있는 필살기 구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모빌리티 대전환의 첫 테이프인 내연기관의 전동화 단계가 아직 성숙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선 우리 배터리 업계에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자칫 위기를 자처할 수 있다. 이는 초반, 주도권을 빼앗긴 LFP 추격은 물론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에 맞춰 관련 기술력을 개발, 축적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견인한 초격차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