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병원에 몰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들[신경보 캡처]
베이징 병원에 몰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들[신경보 캡처]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산, 병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수입산 치료제 사재기 현상이 한창이다.

연합뉴스는 21일 앙광망 등 현지언론을 인용, 지난달부터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서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폐렴 환자가 크게 늘어 병원마다 환자들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한꺼번에 수백 명이 몰려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서 링거를 맞기도 한다.

환자는 주로 어린이들이며, 가족이 한꺼번에 감염돼 치료받는 사례도 많다.

베이징 아동 병원은 늘어난 호흡기 질환자 진료를 위해 종전보다 의료진을 100% 늘려 24시간 운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베이징 아동의원 진료부의 리위촨 주임은 "2∼3월 유행성 독감이 유행했고, 5월에는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자가 많았는데 지난달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호흡기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진료 환자가 매일 3천5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 호흡기과 친창 주임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병이 예년보다 많아졌다"며 "면역력이 약한 아동 환자들이 많으며 발열과 마른기침 증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중증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질환자는 많지 않다"며 "환절기에는 복합적인 호흡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국에서는 폐렴 치료제인 수입산 아지트로마이신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 동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 병원 복도에서 수액 맞는 폐렴 환자들[신경보 캡처]
베이징 병원 복도에서 수액 맞는 폐렴 환자들[신경보 캡처]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엄격한 방역 통제를 펼치다 작년 말 예고 없이 방역을 완화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했으나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큰 혼란을 겪었던 데 따른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논평을 통해 아지트로마이신 품귀로 환자들이 제때 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인민일보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아지트로마이신을 비축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며 "미리 준비해놓으면 자녀가 감염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장만할 필요는 없다"며 "의약품은 유통 기한이 있어 많이 쌓아두는 것은 낭비며, 긴급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산 아지트로마이신도 효능이 비슷하기 때문에 수입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이 매체는 사재기가 나타나는 이유는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약품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관계 당국과 언론이 감염병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제약회사들은 약품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는 미생물로, 주로 폐렴, 관절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황실은 작년 12월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태국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44) 공주가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