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3'의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현장 취재를 갈때마다 부산으로 가는 발걸음은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게임사들의 신작들을 미리 접해볼 수 있고 현장을 찾은 많은 게임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근거리에서 느낄 수 있는 국내 몇 안 돼는 게임쇼라는 점에서다. 매년 이맘때 쯤 되면 잠시나마 한명의 게이머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올해는 참가 게임사 라인업에서도 새로움을 엿볼 수 있다. 지스타의 터줏대감인 넥슨이 빠졌지만, 빈자리의 공백을 다른 대형 게임사가 메우는 모양새다. 8년 만에 지스타 귀환을 알린 엔씨소프트와 9년 만에 게임 팬들을 맞는 스마일게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에서도 대형 게임사들의 리턴 소식에 연신 스포트라이트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른 관점에서 지스타를 조명해 봤으면 한다. 

바로 인디게임사들이다. 이들에게 지스타는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는 인디게임 업계의 특성상 자체적으로 게임 홍보에 온전히 힘을 쏟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스팀이라는 거대 게임 유통 플랫폼이 있긴 하지만, 몇 천개씩 쏟아지는 인디게임들 사이에서 자사 게임의 주목도를 높이기란 여간 쉽지 않다. 대형 스트리머로부터 운좋게 소개되도 화제성을 이어 나갈 힘 역시 부족하다. 

대기업과의 체급 차이도 여전하다. 게임성이 참신해도 그래픽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상업성이 부족하다면 시장에서 외면받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키우려면 지속적인 인력 투자가 필요하지만, 먼 미래보다 하루하루 생존에 급급한 게 인디게임 업계가 처한 현실이다.

실제로 유망한 몇몇 인디게임사들은 중대형 게임사에 인수되는 형태로 생존길이 열리지만, 선택받지 못한 게임사들은 제대로 된 홍보 한번 못해보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다. 이들의 지스타 참가가 유독 간절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인디게임 업계 관계자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홍보할 수단과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스타나 플레이엑스포와 같은 대형 게임 전시회는 인디게임 업계 입장에선 자신의 게임을 알릴 중요한 무대다. 광고보다 저비용으로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스타는 일반 관람객들에게 게임 홍보뿐만 아니라 B2B 부문에서 네트워킹 기회도 열려있다"며 "퍼블리셔, 투자자, 또는 다른 개발사들과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수 인디게임사들은 개별 부스로 참가를 확정한 몇몇 업체들을 제외하고 스마일게이트의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가 운영하는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앞서 진행된 온라인 선발전에는 147개(PC 부문 116개, 모바일 부문 31개)의 작품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이중 최종 40개의 게임이 현장에서 게임 팬들을 맞이할 기회를 얻었다.

이번 지스타에선 대형 게임사만큼이나 인디 게임사들이 주목받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K-게임의 융성한 발전을 위해선 게임 내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장려돼야 하며 또 마땅히 조명 받아야 한다. 

아울러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사가 살아 남으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 또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