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커의 주거용 건물 공사 현장[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완커의 주거용 건물 공사 현장[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잇단 부도 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찾아들었다.

최근 채권가격 하락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업계 2위 완커(萬科)에 대해 당국이 이례적으로 지원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완커의 본사 소재지인 광둥성 선전시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고위관리인 예신밍이 전날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화상 회의에서 완커를 충분히 신뢰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완커의 경영 상황 및 채권가격 변동성에 대해 논의한 이번 회의에서 완커가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할 경우 필요하면 법적·시장주도적 방식으로 완커를 지지할 충분한 현금과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칭하이성에서 건설 중인 완커 아파트[Bloomberg 캡처]
칭하이성에서 건설 중인 완커 아파트[Bloomberg 캡처]

완커 지분을 25% 넘게 보유한 최대 주주 선전시 지하철그룹의 공산당위원회 서기인 신제는 주식 처분 계획이 없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완커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근거해 완커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들을 준비했으며, 도시 재개발 사업 등을 통해 완커에 유동성을 주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한 거래액은 100억위안(1조8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완커의 달러화 채권[Bloomberg 캡처]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완커의 달러화 채권[Bloomberg 캡처]

당국이 완커에 대해 지원 의지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블룸버그 평가다.

대형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유동성 경색 문제에 직면했을 당시 지방 당국에서 이처럼 직접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당국의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25일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고 헝다는 다음 달 홍콩 법원에서 청산 심리를 앞둔 상태다.

중즈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완커는 올해 1∼8월 2447억위안(43조7000억원) 판매액을 기록해 판매액 기준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2위를 기록했으며, 업계에서 몇 안 되는 투자 등급 회사다.

비구이위안 로고와 아파트단지[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비구이위안 로고와 아파트단지[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앞서 아시아 투자 등급 달러채권과 관련된 블룸버그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완커 채권 가격은 35%나 급락해 월간 기준 지수 내에서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완커는 지난주 회사 재정이 안정적이라면서 최근 역내외 채권 가격의 움직임은 주로 시장 심리에 따른 것이라며 진화를 시도한 바 있다.

이번 회의 이후 완커의 달러화 채권 가격은 12센트가량 급등했고, 홍콩증시에서 6일 하루 주가가 7.25% 뛰었다.

완커는 "역내외 채무를 제때 분명히 상환하겠다"면서 "시장에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문 참고: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3-11-06/china-builder-vanke-gets-support-from-regulator-biggest-ho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