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3'이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4일간 열린 행사에서는 20만명이 부산 벡스코를 찾아 축제 분위기를 한껏 만끽했다. 

지표상 흥행을 논외로 하더라도 지스타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전 지스타에선 기존 라이브 게임 중심의 이벤트에 그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면, 작년에 이어 올해엔 게임사들이 신작 체험존을 대거 확대하고 게임의 미공개 정보도 공개해 '국내 최대 게임쇼'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국내 게임사들의 결연한 '도전'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그간 모바일 게임에 주력해 왔던 국내 게임사들은 이번 지스타에서 다양한 장르·플랫폼의 게임을 선보이며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오랜만에 지스타로 리턴한 엔씨소프트는 총 7종의 게임을 출품했다. 이중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MMO 슈팅 'LLL(가칭)'을 비롯해 현재 준비중인 '프로젝트G(MMO RTS)', '프로젝트M(인터렉티브 어드벤쳐)' 등 리니지 색깔을 지운 과감한 시도가 주목받았다.

크래프톤은 실사풍 아바타 세계를 즐길 수 있는 PC 신작 '인조이'를 공개했다. 심즈와 같은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가 특징인 이 게임은 체험에만 3시간이 걸릴 정도로 현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외에 스마일게이트는 언리얼 엔진5의 뛰어난 그래픽 기술력이 접목된 '로스트 아크 모바일'을 최초 공개한 데 이어 로스트아크 VR 콘텐츠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시사했다.  

이를 방증하듯 현장에는 엔씨,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 대표들이 찾아 변화하고 있는 한국 게임 산업의 트렌드에 대한 높은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던 만큼 내년에는 더욱더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2023년은 장르·플랫폼 다변화에 있어 성과를 낸 한해로 요약된다. 네오위즈의 PC·콘솔 'P의 거짓'은 글로벌에서 100만 판매고를 올리며 불모지였던 국산 트리플A급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또 넥슨의 패키지 게임 '데이브 더 다이브'는 누적 판매량 200만을 기록, 참신한 게임성이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줬다.

넥슨코리아의 한재호 개발전략그룹장은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손익이 아닌 게임의 재미에만 집중하면 유저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앞으로도 게임성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4년은 국내 게임사들의 힘찬 날개짓이 더욱 주목받는 한해가 되길 바라본다. 이들의 도전이 결실을 맺으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게이머들의 열렬한 응원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6관왕의 신화를 쓴 네오위즈의 최지원 디렉터는 "현재 대한민국에선 좋은 게임들이 나오며 변화하고 있다"면서 게임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선 게임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