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美 대통령[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통령실 제공]
샌프란시스코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美 대통령[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통령실 제공]

'말실수 대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 한국 대통령을 "미스터 문"(Mister Moon)으로 부르며 또 실수를 저질렀다.

연합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 있는 한국 풍력업체인 CS윈드 공장에서 연설 도중 CS윈드 회장을 지목하고서 "최근 우리가 사진을 함께 많이 찍어서 그는 아마 집에 돌아가면 평판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낮은 점을 의식한 일종의 '자학 농담'을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하지만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한국 대통령과 친하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고 연합뉴스는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과 혼동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이렇게 말했고, 모든 주요국 정상에게 이런 말을 했다"며 "미국인에 맞서 베팅(돈을 거는 내기를 의미함)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시진핑 주석에게 이런 경고를 했으며, 시 주석과 히말라야를 방문하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그를 잘 안다고 말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연설에서도 미국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20여년 전 인기 가수인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헷갈리는 등 이름을 실수한 적이 잦았다.

시진핑과 산책하며 엄지 치켜세운 바이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시진핑과 산책하며 엄지 치켜세운 바이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날 연설의 주요 메시지는 경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CS윈드 같은 기업이 미국에서 제조하기로 결정한 게 자신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반 시설 투자 등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경제정책 덕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청정에너지의 미래와 미국 제조에 대한 내 의지 덕분에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여기 콜로라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CS윈드는 풍력 타워와 터빈을 만드는 한국 기업이다"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는 대선에서 자신과 재대결을 벌일 것으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입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사실상 공약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공화당 의원의 지역구를 찾아 그곳에 있는 한국 기업의 미국 공장을 성공 사례로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야당인 공화당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자신의 정책을 반대해왔다고 비판했다.

한국기업 미국 공장 찾은 바이든[AFP=연합뉴스]
한국기업 미국 공장 찾은 바이든[AFP=연합뉴스]

특히 CS윈드 공장이 위치한 지역구를 대표하는 공화당의 로렌 보버트 하원의원을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슬로건) 운동의 리더 중 한명"이라며 '저격'했다.

한편 방문 공장에는 '바이드노믹스, 미국에 투자'라고 쓰인 큰 배너가 걸려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이드와 함께 공장을 돌아보면서 질문을 쏟아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장에서 풍력타워 건설에 사용되는 강판 컨베이어벨트 및 풍력타워 건설을 위한 용접 과정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는 견학 중 "해병대가 그것을 갖고 다니는데 세상을 날려버릴 수 있는 코드가 있다"라면서 이른바 '핵 가방(nuclear football)'에 대한 농담도 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등 3개분야에 대해 대중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로이터통신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등 3개분야에 대해 대중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로이터통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바마 정부 때 도입한 전국민건강보험법(ACA)인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비판했다.

또 공화당의 감세 정책을 거론하면서 "하원의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 의회의 마가 공화당은 상류층을 위해 너무 말도 안 되는 감세를 지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보버트 의원 같은 자칭 마가 공화당이 바이드노믹스가 창출한 일자리와 기회보다 정치를 앞세우더라도 계속해서 콜로라도 제3 지역구와 전국의 노동자와 가족을 위해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