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mm 포탄(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155mm 포탄(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서 넘겨받아 러시아에 맞서 1년 넘게 고군분투 중인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155mm 포탄량이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개전 21개월이 넘은 상황에서 여전히 교착 상황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진단하는 분석기사(Miscalculations, divisions marked offensive planning by U.S., Ukraine)에서 이렇게 전했다.

러시아군을 향해 발사되는 우크라이나군의 155mm 곡사포[WSJ 캡처]
러시아군을 향해 발사되는 우크라이나군의 155mm 곡사포[WSJ 캡처]

WP는 이 기사에서 올 연초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거리로 등장한 것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155mm 포탄 공급 문제였다고 소개했다.

당시 미국의 생산량으로는 한 달에 9만발 이상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수요의 10분의 1 조금 넘는 수준밖에 충족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공급한 탄약을 대량으로 보유한 한국에 눈을 돌렸다. 그러나 한국은 교전 지역에 대한 무기 공급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 장애물로 다가섰다.

제이크 설리번 美 백악관 안보보좌관[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이크 설리번 美 백악관 안보보좌관[AP=연합뉴스 자료 사진]

WP는 "미 국방부가 한국을 설득할 경우 41일 안에 공중과 해상으로 155mm 탄약 약 33만 발을 이송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한국 측과 교섭에 나섰다"(The Pentagon calculated that about 330,000 155mm shells could be transferred by air and sea within 41 days if Seoul could be persuaded).

이에 한국 정부는 "간접 지원이기만 하면 수용이 가능하다"(receptive as long as the provision was indirect)는 입장이었다. 

이런 입장을 확인한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한국 당국자들과 협의한 결과, 올해 초부터 포탄이 이송되기 시작했다고 WP는 보도했다.

155mm 포탄[USNI 캡처]
155mm 포탄[USNI 캡처]

WP는 "결과적으로 한국은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량을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나라가 됐다"(Eventually making South Korea a larger supplier of artillery ammunition for Ukraine than all European nations combined)고 전했다.

WP는 그러나 한국에서 이송된 포탄량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155mm용 M483A1 집속탄[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155mm용 M483A1 집속탄[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이어 한국에서 이송됐다는 포탄이 곧바로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 사용됐는지, 미국이 한국발 포탄으로 자국 무기고를 채움으로써 기존에 자신들이 보유한 포탄 재고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수 있었다는 취지인지는 불분명해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과 관련해 '직접 지원 물량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대미 무기 수출은 '최종 사용자는 미군'이라는 조건 하에서만 이뤄진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와 관련,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5월 24일 국회 운영위에서 "저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포탄을)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또 "풍산그룹이 포탄을 생산해 계약하는 것은 있지만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선 한미 간 협의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24일자 보도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포탄 수십만 발의 이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집속탄두를 단 미국제 155mm 포탄[로이터 캡처]
집속탄두를 단 미국제 155mm 포탄[로이터 캡처]

WSJ은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식으로 공급이 이뤄졌으며, 한국의 포탄 공급 때문에 미국이 대우크라이나 집속탄 지원 결정을 미룰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포탄(혹은 폭탄) 안에, 수개에서 수백개의 자탄(子彈)이 들어있어 광범위한 살상 및 파괴 효과를 가진 무기를 말한다. 하지만 자탄들이 폭발하지 않을 경우 민간인 피해가 우려돼 전 세계 120개국이 이를 금지하는 협정에 가입해있다.

<원문 참고: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3/12/04/ukraine-counteroffensive-us-planning-russia-w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