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발언 등으로 사임한 엘리자베스 매길 美 펜실베이니나대학 총장[게티이미지 제공]
'반유대주의' 발언 등으로 사임한 엘리자베스 매길 美 펜실베이니나대학 총장[게티이미지 제공]

막강한 유대자본의 파워가 다시 입증됐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와중에 '반(反) 유대주의'에 모호한 태도와 관련해 논란을 초래한 미국 동부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과 재단이사장이 결국 사임했기 때문이다.

동문, 기부자들, 친(親)유대계 의원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로부터의 거센 압력에 결국 굴복하게 된 셈이다.

특히 거액 기부자들이 엘리자베스 매길 총장의 발언과 태도를 문제삼아 1000억원이 넘는 기부 철회 협박 카드를 내밀면서 직면한 사임 압박을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재단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스콧 복[로이터 캡처]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재단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스콧 복[로이터 캡처]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방송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유펜이 매길 총장의 사임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외신은 그러나 매길 총장이 학교의 '케리 로스쿨' 종신 교수직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길 총장은 5일 하원 교육 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서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의 윤리 규범 위반이 아니냐는 의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논란을 불렀다.

엘리자베스 매길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엘리자베스 매길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특히 매길 총장은 유대인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를 부추기는 게 유펜 행동 강령에는 위배되지 않느냐는 말에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응답했다.

그러자 유펜의 거액 후원자인 스톤릿지 자산운용의 로스 스티븐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총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기부 철회의 뜻을 밝히면서 학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스톤릿지 자산운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로스 스티븐스[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스톤릿지 자산운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로스 스티븐스[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스티븐스는 1억달러(1300억원) 규모의 기부를 철회하겠다면서 총장이 교체되면 결정을 재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논란이 일자 매길 총장은 7일 대학 웹사이트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은 "발언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미국 헌법에도 부합하는 우리 대학의 오랜 정책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는 입장도 밝혔지만 결국 재임 2년차에 총장직을 잃게 됐다.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이 올린 X[X캡처]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이 올린 X[X캡처]

이 일이 있기 전에도 매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전인 9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인사들이 출연한 팔레스타인 문학·예술 축제의 학내 개최를 학교가 허용한 일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동부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캠퍼스 전경[게티이미지 제공]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동부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캠퍼스 전경[게티이미지 제공]

<원문 참고: https://www.nytimes.com/2023/12/09/us/university-of-pennsylvania-president-resigns.html

https://www.wsj.com/us-news/education/university-of-pennsylvania-president-resigns-amid-furor-over-comments-on-antisemitism-on-campus-658d74cd?mod=hp_lead_pos1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3-12-09/university-of-pennsylvania-president-quits-in-antisemitism-row?srnd=premium-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