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현직 대표가 함박눈이 내리는 전달 30일 오전 회동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날 회동은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재명 사당화'를 정면으로 비판해 오던 이 전 대표는 "변화의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당을 떠나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물론 매번 총선 전 당내 비주류가 공천따라 당을 탈당하는 사례는 빈번하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이 대표 한 명을 위한 사당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과거 민주당은 그래도 옮고 그름에 관해선 명확한 선을 그었다. 어쨌든 현재와는 달랐다. 비주류가 당내 주류를 대놓고 비난하더라도 '수박'이란 쓴소리를 들어가며 모욕과 폭언을 당하거나 '살해위협' 현수막이 내걸리진 않았다. 적어도 상대를 적대시하진 않았다.

지금의 민주당은 대표가 당을 자신의 방탄으로 활용하면서 1인 체제의 조직으로 변질된 상황이다. ‘정권심판론’만 믿고 ‘이재명 사당화’란 비판이 연이어 터져나오지만, 쇄신의 시늉조차 확인해 준 게 없다.

뿐만 아니다. 친명 공천자격 잡음에 당 안팎에선 쓴소리가 난무하다. 총선의 예비 후보자 심사에서 비명계 소속의 인사들은 조건없이 탈락시키고 있다. 여기에 위법 혐의를 받거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다수의 인사들은 공천을 위한 예비 검증 문턱을 통과해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을 비롯, 이용주 전 의원, 문석균 씨 등을 7차 예비 후보 적격자로 판정해 전달 26일 공개했다. 하지만 허 의원은 지난 2021년 당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남 여수갑에 공천 신청을 낸 이 전 의원은 음주 운전에 엄벌을 가하는 윤창호법이 발의된 지 단 10일 만에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었다. 검증위가 법 시행 이전이어서 부적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선 동일한 이유로 당에서 출마 자체가 차단됐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공천을 신청한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에 대한 판정은 ‘적격’에서 ‘부적격’으로 바뀌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 남총련 의장 당시 민간인을 집단 폭행하고 물고문 등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것이 뒤늦게 전해졌다.

당이 전달 27일 ‘4호 인재’로 영입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지난 2010년 4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이 아닌 선체 결함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적이 있다.

석 달여 앞으로 다가운 총선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려면 여야 전부 실력은 물론 도덕성을 겸비한 인사들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해야한다. 민주당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범죄 이력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을들은 걸러내야 한다. 이를 어기게 된다면 현명한 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해 엄중히 심판하게 될 것이다.

다수의 국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결코 개혁적이거나 민생을 챙겨서가 아니다. 아마도 정부와 여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다 보니 야당으로서 잘해주기를 바라는 희망에 좀더 나은 지지를 주었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