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테슬라의 인기차종인 모델Y 크로스오버. 사진=테슬라 야후파이낸스
  테슬라의 인기차종인 모델Y 크로스오버. 사진=테슬라 야후파이낸스

 테슬라가 미국에서 자사 주요 모델의 실제 주행거리를 최대 37마일(약 60km) 줄여 표시했다. 

 美환경보호청(EPA)이 주행거리 테스트 방식을 강화하자 슬그머니 실제 주행거리를 낮춘 것이다. 

 美법무부는 주행거리 조작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물론 미국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법규 미비로 실제 주행거리 변경을 하지 않았다.

 도둑이 제 발 저렸나. 

 테슬라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주요 모델의 실제 주행거리를 수정했다. 인기차종인 모델Y 롱 레인지의 실제 주행거리를 330마일에서 310마일로 20마일(32km) 줄여 표시했다.

 소형 크로스오버 SUV인 모델Y는 303마일에서 285마일로 18마일 줄였다. 

 럭셔리 스포츠세단인 모델S 플레드(Plaid)는 396마일에서 359마일로 37마일(약 60km)이나 낮췄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이번에 실제 주행거리를 줄여 표시한 전기차종은 모델X를 비롯해 모델S, 모델Y, 모델3 등으로 주력차종은 모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자사 차량의 주행거리를 조작했을 지 모른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7월 테슬라가 2022년 내부 비밀 팀을 만들어 주행거리를 늘리게 만드는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사실은 수천 건의 테슬라 이용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알려진 사실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미정부당국에 제출한 소송 내용에서 주행거리와 관련해 연방정부로부터 소환됐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자동차 테스트 연구 기관인 에드문드의 알리스테어 위버 편집장은 "우리가 실험한 테슬라 8개 차종 모두가 EPA의 평가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전기차 업체들이 실제 주행거리를 제대로 고지할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지난해 테슬라 현대차 포드 폭스바겐 전기차를 비교했는데 테슬라가 실제 주행거리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테슬라 차량 보유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가뜩이나 테슬라의 한국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차 출시와 연이은 가격 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기차 수요 감소와 맞물려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월 테슬라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3846대로 전년 동기(6750대) 대비 43% 급감했다.

  2년 전(1만1649대)보다는 67% 감소했다. 2년 연속 ‘반토막’ 행진이다. 

 소비자 기만행위는 당장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언젠가 들통나게 마련이다.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한국 정부의 대응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