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리창 중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리창(64) 중국 총리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과 건전한 혁신 경쟁을 강조하면서 개방을 지향하는 자국 투자 환경을 홍보했다.

리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특별연설을 통해 "세계가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을 강화하려면 소통과 교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인 '신뢰의 재구축'을 거론하면서 "편견을 버리고 차이를 극복하며 하나가 돼 신뢰 부족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우리의 공통된 의지를 토대로 협력해야 이룰 수 있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 전 세계가 거시경제 정책 조율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국의 대표 수출항인 양산항의 모습[Bloomberg 캡처]
중국의 대표 수출항인 양산항의 모습[Bloomberg 캡처]

리 총리는 "세계 경제는 매우 긴밀하게 연계됐는데 각국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면 경제 구조는 더욱 취약해진다"면서 "주요국들이 거시경제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데에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2020년부터 3년간 전 세계의 차별적 무역·투자 조치가 5400건으로 급증해 팬데믹 이전 수치인 2019년의 2배에 달한다"며 "산업간 공급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산업별로 전문화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리 총리는 건전한 경쟁이 글로벌 협력과 혁신의 열쇠라면서 "경쟁 장벽을 제거하고 환경 및 국제 과학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점점 심화하는 남북격차(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개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리 총리는 대중 투자 환경을 홍보하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중국 선전의 부동산 건설 현장[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중국 선전의 부동산 건설 현장[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는 지난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목표인 5%를 웃도는 5.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개하면서 "중국의 전반적인 장기 성장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전체 14억명에 이르는 인구와 급속한 도시화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세계 총수요를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중국의 경제 개방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유지하며 여러 기회를 공유할 수 있는 우호적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건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라며 "글로벌 업계의 합리적인 우려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의 타이로브 지역 주민들이 2023년 12월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무너진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의 타이로브 지역 주민들이 2023년 12월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무너진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날 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국제적 안보 위기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석한 중국 내 최고위직 인사다. 지난해에는 류허 부총리가 특별연설을 했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한 것은 2017년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