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검사
당뇨 검사

지난 9일 충남 태안군에서 1형 당뇨병을 앓던 9살 딸의 치료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가족들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아 당뇨 환자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1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 환자 중 약 5~10%를 차지하며 ‘소아 당뇨’ 혹은 ‘인슐린 의존성 당뇨’라고 부르기도 한다. 망막병증과 같은 눈 손상이나 신경 손상, 콩팥 질환, 동맥 경화증, 당뇨병성 케톤산증, 저혈당 등의 증상을 보이며 하루에 2~4번 주사로 인슐린을 공급 받는 것이 치료 방법이다.

또한, 1형 당뇨는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완치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1형 당뇨 환자 단체는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고 호소하고 있다. 인슐린 자동 주입기 등 기기 구입 비용은 요양급여로 적용받지 못해 본인부담률이 30%인 상황이다.여기에 진료까지 받아야 해 한 달에 수십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늦게나만 이번 사고 후 정부는 2월 말부터  19세 미만 소아·청소년 1형 당뇨 환자의 당뇨관리기기 구입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 경우 약 380만원이었던 본인부담금은 45만원대로 대폭 낮아진다.

하지만 이 대책에 가장 큰 허점은 19세 미만 소아청소년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1형당뇨는 '소아당뇨'로 알려져 있지만 2020년 건강보험 가입자 기준으로 집계된 환자 수를 보면 19세 이하는 3255명, 20세 이상 성인은 4만2715명으로 성인 환자가 93%에 이른다.

결국 환자들과 의료계는 "이미 나온 대책을 되풀이한 것일 뿐 환자들에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휴온스, 1형 당뇨병환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 6000개 전격 기증

이러한 가운데 ㈜휴온스(대표 송수영, 윤상배)가 지난 16일 사단법인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1형 당뇨 환자를 위한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G6’ 6000개 센서를 기증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선행에 나섰다.

휴온스는 1형 당뇨 환자의 합병증 예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휴온스가 기증한 덱스콤G6는 당뇨 환자들의 혈당 관리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1형 당뇨병은 자신의 면역세포가 체내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파괴하면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생긴다. 때문에 주사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1형 당뇨병은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공급해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 당뇨병과 달리 관리가 쉽지 않다. 하루 중 혈당 오르내림도 심하고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관리해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상시 혈당을 측정하며 인슐린 용량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기에 저혈당 위험을 낮추는데 연속혈당측정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환자는 1형 당뇨병 환자의 10.7%에 불과하다. 인슐린 자동주입기 사용 환자는 고작 0.4%다.

이에 휴온스는 “이번 기증을 통해 잦은 혈당 변화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의 당뇨 관리 접근성을 높여 삶의 질과 의료비 부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며 “금번 기증은 지난 15일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한 호소를 접한 뒤 휴온스그룹 윤성태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휴온스는 이번 선행 이외에도 지난해 6월 1형 및 2형 당뇨 환자 대상으로 덱스콤G6 트랜스미터를 무상으로 제공한 바 있다.

9살 1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 기사로 무거웠던 본 기자의 맘은 휴온스 1형 당뇨 연속혈당측정기 기증 기사로 가슴이 따뜻해 졌으며 관련 기사에는 감사와 감동을 전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1형당뇨 평생 치료해야 “환자 부담 경감..중증 난치질환으로 인정 시급” 정부는 난색

이와 더불어 정부는 1형 당뇨를 중증 난치질환으로 포함되어 상급종합병원 치료비 본인부담금이 기존 60%에서 10%로 줄어들수 있도록 서둘러 인정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재무이사를 맡고 있는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형당뇨는 어느 연령대에도 발병하는 질환이고 60~70대가 1형당뇨 환자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성인 환자는 항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문준성 교수는 "1형당뇨의 경우 한 번 환자를 보면 20~30분은 기본인데 이런 환자들을 계속 받는 건 병원 경영상 문제가 된다"며 "그러면서 우리는 오래 전부터 1형당뇨병을 중증 난치 질환으로 지정하고 수가 현실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중증 난치 질환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 호주 '연속혈당측정기'제1형 당뇨병 청소년과 아동에게 무료 지원의 아픈 사연

여기에서 지난 2011년 호주에서 발생했던 제1형 당뇨병을 앓았던 17세 소녀 대니엘라 미즈발로는 대니엘의 사망 얘기를 들려주고 이번 기자수첩을 끝맺을까 한다. 

소녀 대니엘라 미즈발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부모와 나눈 짧은 인사 후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날을 마지막으로 영영 부모 곁에 돌아오지 못했다. 

제1형 당뇨병은 어릴 때 췌장이 망가진 탓에 혈당의 오르내림이 급격해 고혈당과 저혈당을 수시로 부르는 질환이다. 특히 그녀의 저혈당은 밤낮을 가리지 않아 취침 중 혈당이 심하게 내려가면서 사망했다.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 후  2012년 대니엘라의 부모는 자신의 딸에게 닥친 불행이 다른 아이들에게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니재단’을 만들었다. 2015년 대니재단은 21세 이하 연속혈당측정기 국가지원을 위한 국회 청원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 벽에는 160여 명이나 되는 제1형 당뇨로 수면 중 침대에서 사망한 희생자의 사진이 내걸렸다. 이 일로 제1형 당뇨병의 심각성을 호주 정부가 인식했다. 이후 연간 400만 원에 이르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제1형 당뇨병을 앓는 청소년과 아동에게 전액 무료로 지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