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세대출도 비대면 갈아타기의 문이 열렸다. 이제 영업점 창구에 번거롭게 직접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금융사별 금리를 비교하고 기존 전세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의 신규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지난해 5월 말 정부 주도로 구축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이달 9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31일에는 전세대출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 대상 범위가 넓어지면서다.

금융당국이 애초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한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디지털 시대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금융권 경쟁 촉진을 통해 고금리 시기 이자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취지였다. 그리고 앞서 시행된 신용대출과 주담대의 경우 실제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 효과는 겪어보지 않아도 분명해 보였다.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더 낮은 금리와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이 구축되는 만큼 금융사들이 참여만 담보된다면 편의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결괏값이었다. 기존에는 영업점 직접 방문하고 대출을 받기까지 며칠씩 기다려야 했다. 온라인 대환대출의 등장은 이 지리한 과정이 싹 사라지게 만들었다.

반면 가장 큰 도입 목적인 은행 간 경쟁 촉진에 따른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선 시작 전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신용대출 갈아타기 출시 전에도 주담대 갈아타기 출시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갈아타기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 속 대흥행하고 있고 금리 인하 효과도 체감되고 있다.

다수의 금융사 대출상품을 하나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고금리 시대에 한푼이라도 싼 이자를 찾는 소비자들의 대이동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고객 이탈은 막고 유입은 늘리려 치열한 금리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게 바로 금융당국이 원하던 그림인데, 실제 그 기대와 뜻대로 흘러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1000조원 규모의 주담대 갈아타기가 시행된 이후에는 은행권 금리 경쟁이 더욱 달아올라 심지어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갈아타기 수요를 잡기 위해 역마진까지 감수하며 ‘원가보다 싼’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주담대 대환 경쟁의 파급 효과로 신용대출 금리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현재까지 약 12만명을 넘어서는 차주들이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했다. 이들 중 주담대 차주들의 경우 평균 1.55%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298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봤고 신용대출 차주들도 평균 1.6%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57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누렸다.

전세대출도 갈아타기 시행 첫날부터 인터넷은행, 시중은행 할 것 없이 앞다퉈 금리 할인, 이벤트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3%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전세대출은 대표적인 서민·실수요자 대출상품이다. 신용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자 부담을 줄였듯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통해서도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이자 부담 완화 효과가 톡톡히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