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와 관련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천만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신당을 창당하거나 출마를 공식화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2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아직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아 총선 출마에 법적 제약이 없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이 과연 이같은 말과 행동을 할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직후 “법률적 해명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 회복의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총선 출마를 줄곧 시사해 왔다. 법을 전공한 교수이자 고위 관료 출신으로 어느 누구보다 법을 지켜야 할 그가 법의 판단을 모두 무시하고 정치 투쟁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이는 반성은커녕 정치범 코스프레를 벌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후안무치다.

노 의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수천만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이 한 창이다. 사업가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으며 “뭘 또 주시냐”고 말한 녹음까지 터져 나왔다. 이쯤 되면 재판에 성실히 임하며 자숙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노 의원은 “무도한 검찰 독재”라며 “주권자의 준엄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최근 옥중에서 '정치검찰해체당'을 만들었다. 그는 비례정당 소속으로 당선을 위한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 

송·노·조 이들 세 명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 정치적 면죄부를 받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황운하 의원이 이같은 방법을 사용해 4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형이 나왔지만 기소 3년 10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었다. 그러고도 전달 민주당 예비 후보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방탄’ 같은 사(私)를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어느 무엇보다 공적이어야 할 선거를 사적인 목적에 활용하며 희화화하는 행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의 ‘롤모델’은 아마도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비롯,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등 모두 7가지 사건의 10가지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20명에 육박하는 종범이 구속됐는데 사실상 주범으로 거론되는 이 대표만 구속영장이 기각된 게 과연 우연이겠나.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해 방탄을 겹겹히 두른 탓일 것이다.

대장동 사건의 주된 인물인 유동규씨가 “이재명을 잡겠다”면서 총선에 나선 것 역시 보기 드문 한편의 블랙 코미디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비리에 연루되고도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법치 농락이자 국민을 얕보는 처사다. 무엇보다 국회가 범법자들의 도피처가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인들의 일탈과 위선을 송두리채 뿌리 뽑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