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사진=연합뉴스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에서 보기 드문 이종 결합으로 주목 받았던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대했던 창업주의 아들 임종윤·종훈 형제가 '소액주주'의 강력한 지지로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진 진입에 성공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28일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은 OCI그룹과의 통합 여부 결정에 분수령이 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어머니(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와 여동생(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화합을 시도하겠습니다” 며 "오늘은 주주라는 원팀이 법원도 이기고 (국민)연금도 이기고 다 이긴 날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사실 주주종회 직전까지 모녀 측은 국민연금이 지지해 약 43%, 장·차남 측은개인 대주주 신동국한양정밀 회장이 지지를 얻어 40.57%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또한, 주주총회 하루 전날인 27일 그룹 내부 인사발령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는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됐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난 26일 모녀 측 지지를 밝힌 것이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성장을 원한 소액주주들의 결집을 일으켰다는 해석이 증권가로부터 나왔다. 이날 주총 의결에 참여한 소액주주 지분은 4.5% 정도로 추산된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총회 승리'는 그만큼 극적이기에 더욱 감정이 벅차 올랐을 것이다.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전날 종가 대비 9.10% 오른 4만4350원에 장을 마쳤지만 임종윤·종훈 형제는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달 중순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 미래 전략’을 통해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한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위탁개발(CDO)·임상대행(CRO) 등을 강화해 그룹의 시가총액을 5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대 진입 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만약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이 같은 목표는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향후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의 표심이 결정이기에 무엇보다도 향후 소액주주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본인들이 내세운 ‘한미 미래 전략’의 현실화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키워 자신들을 지지한 소액주주들에게 보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울러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양쪽으로 분열되어 경쟁한 여동생 임주현 측에 줄섰던 인재들도 과실에 상관 없이 창업주이자 아버님 임성기 회장 재임시절부터 성과로 헌신해 왔던 공적을 생각해 보다 큰 한미로 도약하는 인력의 한 축으로 용서하며 품고 가는 것이 진정한 화합이고 임성기 회장의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