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가 다가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CEO가 향후 20년을 이끌어 갈 화두로 자주 언급한 말이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등장과 SNS시대를 잇는 거대한 흐름이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 방식을 넘어 인간과 기계(AI)가 공존하는 세상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황CEO의 발언은 메타버스와 세계관의 연결이 게임을 넘어, 연구와 개발 등 ‘컴퓨팅’이 요구되는 모든 곳에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컴퓨팅 그 자체다. 엔비디아 게임산업을 기반으로 자리잡은 플랫폼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빅테크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지며 메타버스 세계를 장악하기 위한 플랫폼 전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주: 시가총액은 2021년 3월 26일 기준 자료: FactSet,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 시가총액은 2021년 3월 26일 기준 자료: FactSet,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게임 기반으로 한발 앞선 엔비디아의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엔비디아 옴니버스'

삼성증권 김중한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는 하나의 산업이라기 보다는 인류의 생활 양식을 바꾸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게임 부문에서 다양한 초기 메타버스 성공사례가 출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5G, VR/AR 등 인프라의 발달과 함께 고도화된 서비스들의 등장은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가장 앞선 기업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2019년부터 적극적으로 대규모 M&A에 나서 2019년에는 약 69억달러 규모의 Mellanox Technologies 인수합병 계약을 발표했다. 이어 2020년 9월에도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엔비디아가 인수한 두 기업 모두 엔비디아보다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외에 데이터센터 제품 설계 능력뿐 아니라 사실상 생태계를 인수하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옴니버스'는 가상 세계에서 협업하고, 실제 물리 법칙에 근거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게임을 넘어, 연구와 개발 등 ‘컴퓨팅’이 요구되는 모든 곳에 적용된다.

 ◇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 플랫폼 장악에 도전장

페이스북은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크리에이터(비디오), 전자상거래(페이스북 페이), 그리고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오큘러스) 관련 투자를 강조했다.

이 사업들은 공통적으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필수적이다. 페이스북은 5년 내 소셜 미디어에서 메타버스 업체로 탈바꿈을 목표로 내걸었다.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온라인 생태계의 성장 수혜를 독식하겠다는 야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MS는 2014년 마인크래프트를 소유한 개발사를 25억달러에 인수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게임이다. 

 MS는 또 2016년 홀로렌즈를 출시하며 혼합현실(Mixed Reality)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게임뿐만 아니라 홀로렌즈 클라우드(Azure) 등을 활용해 산업용, 게임용, 업무용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여 레버리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삼성증권 한주기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를 위한 기본 인프라가 클라우드 컴퓨팅이며, 메타버스 세계가 커질수록 클라우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이밖에 텐센트도 글로벌 게임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메타버스 시대의 확실한 승자로 부각되고 있다. 메타버스의 양대 축인 ‘콘텐츠/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이코노미를 구축했다. 2016년부터 VR 기기 출시로 하드웨어영역도 준비해왔다. 향후 게임의 플랫폼화에 따라 라이브 스트리밍, 핀테크, 클라우드 등 전 사업부의 수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