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빈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AP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빈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AP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 외교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지구촌의 관심이 두 달째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집중된 틈을 타 사우디아라이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6일(현지시간) 잇따라 방문하면서 관계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두 방문국은 중동의 전통적인 친미국가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고립책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APㆍ로이터ㆍ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푸틴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협력관계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스푸트니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빈살만 왕세자가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계획이 조정됐다면서 "어떤 것도 우리 우호 관계 발전을 방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이 다음 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려야 한다고 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물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군 제98사단 소속 특공대원들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의 중심부에 진입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Times of Israel 제공]
이스라엘군 제98사단 소속 특공대원들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의 중심부에 진입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Times of Israel 제공]

푸틴은 양국이 정치, 경제, 인도주의 분야에서 안정적이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지금,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의 정보와 평가를 교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푸틴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둘러싼 중동 정세, 세계 석유 시장을 둘러싼 에너지 문제, 우크라이나 상황, 양국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알렉산서 노박 러시아부총리는 5일(현지시간) OPEC+의 감산이 불충분하다면 내년 1분기까지 추가 감산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로이터 zoqcj]
  알렉산서 노박 러시아부총리는 5일(현지시간) OPEC+의 감산이 불충분하다면 내년 1분기까지 추가 감산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로이터 zoqcj]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참여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최근 추가 감산을 발표했지만,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이에 앞서 푸틴은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은 나흐얀 대통령에게 "우리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UAE는 아랍 세계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UAE 카사르 알 와탄 궁에서 함께 걷고 있다[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UAE 카사르 알 와탄 궁에서 함께 걷고 있다[AFP=연합뉴스]

푸틴과 나흐얀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및 우크라이나 상황, OPEC+를 통한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푸틴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례적인 중동 방문에 나선 푸틴의 전용기는 수호이(Su)-35S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았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의 SU-35S 전투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러시아의 SU-35S 전투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나흐얀 대통령은 아부다비에 도착해 전용기 계단을 내려오는 푸틴을 "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환영했고, 러시아 국기 색인 빨강·하양·파랑 연기를 내뿜는 에어쇼를 선보였다.

AP는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푸틴이 친미 진영이자 주요 산유국을 순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그의 UAE 방문 당시 두바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측도 참여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진행중이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이지움의 러시아군 탄약고 모습[AFP/게티이미지 제공]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이지움의 러시아군 탄약고 모습[AFP/게티이미지 제공]

AFP 통신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옛 소련 국가와 중국만 방문했던 푸틴이 이번 중동 방문을 통해 세계 무대 존재감을 재확인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푸틴은 7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원문 참고: https://www.wsj.com/world/russia/putin-meets-with-saudi-u-a-e-rulers-in-bid-to-refresh-alliances-df321626?mod=world_lead_story

https://apnews.com/article/russia-ukraine-war-cop28-uae-vladimir-putin-saudi-arabia-e0366e26d7b7588a28f4b6868ecdca0e

https://www.reuters.com/world/middle-east/putin-talk-oil-uae-saudi-meet-crown-prince-mohammed-bin-salman-202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