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어 상황에서 당선이 유력한 그는 헌법에 따라 길게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방송, 로이터ㆍ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8일 푸틴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전 참전병사들과의 비공식 간담회 자리에서 100일 남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어 간담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혀 출마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크렘린궁 행사에서 군인들과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크렘린궁 행사에서 군인들과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그는 "다른 시간에 다른 생각들이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겠지만 지금이 우리가 결정해야 할 순간"이라며 "이 결정이 오늘날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러시아 상원은 대통령 선거일을 내년 3월 17일로 확정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대선 투표를 내년 3월 15∼17일 사흘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는 영토가 광활해 다일제 선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엘라 팜빌로바 러시아 중앙선관위원장(맨 앞쪽 연단에 선 여성)이 상원에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일 확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타스/WSJ 캡처]
엘라 팜빌로바 러시아 중앙선관위원장(맨 앞쪽 연단에 선 여성)이 상원에서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일 확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타스/WSJ 캡처]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총리로서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과 2004년 대선에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2008년 2회 이상 연임을 제한하는 헌법 규정에 걸려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에게 자리를 내주고 잠시 총리로 물러났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2012년 대선에서 임기가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으로 복귀한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도 승리하며 4기 집권을 이어 나갔다.

올해 71세인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임기를 6년 더 연장하게 된다.

푸틴은 그러나 2020년 개헌으로 두 차례 더 6년 임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에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도 있다.

영국-미국-소련 정상 포츠담 회담(1945년 7월 26일)왼쪽부터 윈스턴 처칠, 해리 트루먼, 이오시프 스탈린 [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영국-미국-소련 정상 포츠담 회담(1945년 7월 26일)왼쪽부터 윈스턴 처칠, 해리 트루먼, 이오시프 스탈린 [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현재 그는 30년 이상 권력을 유지한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최장수 크렘린궁 지도자로 기록돼 있다.

이날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지난주와 같은 78.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EPA=연합뉴스]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EPA=연합뉴스]

이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러시아에 거주하는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6%포인트 상승한 75.8%를 기록했다.

러시아 정부 직무 지지율은 51.4%,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53.3%다. 미슈스틴 총리에 대한 신뢰도는 61.9%로 나타났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 전 브리핑에서 "많은 이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대선에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직 후보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 등 세부적인 문제가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달 열리는 통합러시아당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2012년에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각각 출마했다. 2018년에는 다시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서 당선됐다.

앞서 페스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출마하기로 한다면 그와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앞줄 맨 왼쪽)과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우디에서 만나 유가 하락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유가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로이터 캡처]
  푸틴 대통령(앞줄 맨 왼쪽)과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우디에서 만나 유가 하락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유가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로이터 캡처]

<원문 참고: https://www.wsj.com/world/russia/putin-prepares-to-extend-his-rule-as-presidential-election-date-set-1f587a5a

https://edition.cnn.com/2023/12/08/europe/putin-president-election-2024-intl/index.html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putin-says-he-will-run-president-2024-tass-202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