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櫬)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을 받아 3명의 미군 사망자와 34명의 부상자가 난 것으로 알려진 남부 시리아의 알-탄프 미국 전초기지[AP 캡처]
친(櫬)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을 받아 3명의 미군 사망자와 34명의 부상자가 난 것으로 알려진 남부 시리아의 알-탄프 미국 전초기지[AP 캡처]

"분명히 응징하겠지만, 이란과의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

3명을 포함해 최소 3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요르단 내 미군 기지('타워 22')에 대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이슬라믹 레지스턴스'(Isramic Resistance)의 공격에 대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보복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확전을 피하기 위해 이란과의 전쟁은 피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요르단내 미군 주둔지 '타워 22'의 위성촬영 이미지[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요르단내 미군 주둔지 '타워 22'의 위성촬영 이미지[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CNN 방송, 로이터ㆍ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이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미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입장 발표를 상기하며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과거에 우리가 그랬듯 우리가 선택한 시기에, 선택한 방법으로 그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 군인들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적합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그러나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의 확전(wider war)을 원하지 않으며 지역(중동)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이란 정권과 군사적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모색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그것(공격)은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영토 내부를 타격하지 않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어떻게 할지 예고하지 않겠다"라면서 즉답을 피한 뒤 "이번 건은 심각한 공격이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요르단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전사한 미군[로이터 제공]
요르단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전사한 미군[로이터 제공]

그는 이란이 공격 배후설을 부인하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그들은 이 단체에 무기를 공급하고 훈련하는 등 자원을 지원했다"면서 "테헤란의 지도자들이 적절하게 져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공격 대응과 확전 방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쉬운 답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가안보팀과 만나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보복 방안이 ▲이란 영토나 영해에 대한 직접 공격, ▲이라크나 시리아 등에 있는 친이란 무장단체나 해외 거주 이란인에 대한 표적 공격  ▲경제보복이나 금융제재 등 세 가지가 있다고 전했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요르단 미군 주둔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자국 군인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요르단 미군 주둔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자국 군인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AP=연합뉴스]

한편 WSJ는 복수의 미 소식통을 인용해 '타워 22' 기지 피격 당시 미군 드론이 작전을 마치고 귀환하는 중이었다면서, 무장단체의 드론을 미군 드론으로 오인하는 바람에 요격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CBS 방송도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빌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이란제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자는  "샤헤드 드론의 일종"으로 추정했다. 단방향(자폭) 샤헤드 드론은 이란이 그간 러시아에 제공해온 드론이라고 CBS는 덧붙였다.

이란의 장거리 드론 샤헤드129[EPA=연합뉴스자료 사진]
이란의 장거리 드론 샤헤드129[EPA=연합뉴스자료 사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공격해온 무장단체들의 배후 격인 이란을 타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제기되는 상황이나 일단 이란보다는 이번 공격의 주체에 대한 보복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이란 무장단체원들의 장례식 장면. 이들은 미군 공습으로 숨졌다[AFP/게티이미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이란 무장단체원들의 장례식 장면. 이들은 미군 공습으로 숨졌다[AFP/게티이미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해 보복을 다짐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과 이날 두차례에 걸쳐 국가안보팀과 만났다고 커비 조정관은 밝혔다.

 

<원문 참고: https://www.wsj.com/world/middle-east/iranian-allies-brace-for-u-s-response-to-deadly-drone-strike-99378749

https://www.wsj.com/world/middle-east/jordan-drone-attack-iranian-backed-militia-us-response-393c49b2

https://www.theguardian.com/global/2024/jan/29/biden-beware-us-must-fully-consider-response-to-soldiers-deaths-or-risk-iran-escalation

https://edition.cnn.com/2024/01/29/politics/us-identifies-three-soldiers-killed-in-attack-in-jordan/index.html

https://www.reuters.com/world/middle-east/reaction-drone-strike-us-troops-jordan-2024-01-28/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4-01-29/us-seeks-a-just-tough-enough-response-to-deadly-mideast-attack?srnd=premium-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