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의 상점[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뉴욕 브루클린의 상점[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경제가 활발했던 소비자 지출이 축소되면서 향후 몇 달 내 상당히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는 폭스뉴스(29일자)를 인용, 웰스파고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가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고용시장이 약세로 돌아서고 해고가 증가하면서 소매지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자리가 있고 주머니에 돈이 있는 미국민은 소비를 하겠지만 올해 중반이 지나면서 경기가 둔화하고 노동시장도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연말 소비가 소비자들의 마지막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 전경[WSJ 캡처]
미국 뉴욕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 전경[WSJ 캡처]

소비자 지출은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도 경제에 동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3.3%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인 저축이 지난해 4분기 8189억달러(1090조원)로 전 분기의 8512억달러보다 감소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저축을 의미하는 개인 저축률은 4%로 하락하는 등 가계의 보유현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미국 가계부채는 17조3000억 달러(2경3000조원)로 사상 최고였다. 여기에는 2003년 이래 최고 수준인 신용카드 부채 1조800억달러(1436조원)가 포함돼 있다.

물가와의 싸움도 이어지면서 미국 가계는 심각한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있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1월과 비교하면 물가가 무려 17.6%나 상승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연도별 추이. 자료=美노동부 로이터통신
  미국의 인플레이션 연도별 추이. 자료=美노동부 로이터통신

실제로 식료품 가격은 33.7% 올랐고,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도 각각 18.7%와 32.8%나 상승했다.

렌 전략가는 "연말 매출 호조가 소비 강세 흐름이 올해 중반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가 중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둔화하고 소비재 기업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라이트슨ICAP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보유자산 축소) 속도 조절 시작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을 의미한다.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달러화 가치가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103선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인덱스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달러화 가치가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103선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인덱스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앞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추는 시점을 결정하는 기술적 요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달 초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리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통화 긴축 속도 조절을 발표하고 7월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라이트슨과 도이체방크는 6월이 대차대조표 축소 완화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31일 금리 결정 이후 이와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