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표적에 대한 미군의 공습 장면[CNN 캡처]
이라크 내 표적에 대한 미군의 공습 장면[CNN 캡처]

미국이 2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공격을 개시했다.

사망자 3명을 포함해 40명가량의 사상자를 낸 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에 응징보복을 다짐해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날 공격은 사망한 미군들의 시신이 이날 낮 미국 본토로 송환된 직후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CNN 방송, AP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 주체 및 배후 세력에 대해 다단계로 지속해서 보복 타격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미국이 배후로 지목한 이란도 자신들을 위협할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히고 나서 중동에서의 확전 여부가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공습에 앞서 브리핑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게티이미지 제공]
공습에 앞서 브리핑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게티이미지 제공]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공습은 작전지휘통제시설, 로켓·미사일·무인기 보관 창고 등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습을 위해 미국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1 랜서를 비롯해 많은 전투기가 동원됐으며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가 사용됐다고 미군 측은 밝혔다. 특히 공습에는 유인기 뿐만아니라 무인기도 사용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공군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 공군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IRGC 및 IRGC 연계 민병대가 미군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시설을 공격했다"면서 "우리의 대응은 오늘 시작됐으며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중동이나 세계 다른 곳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그러나 우리를 해치려는 사람들에게 '만약 미국인을 해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요르단 미군 주둔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자국 군인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요르단 미군 주둔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자국 군인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A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이라크 3곳, 시리아 3곳 등 총 7개 시설 85개 목표물을 대상으로 공격이 진행됐다고 확인하며 "30분간 진행된 공격에는 B-1 폭격기를 비롯해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공격 목표에는 작전지휘통제시설, 정보 시설, 미사일 및 드론 저장고 등이 포함됐다"며 "이들 목표물은 민간 피해를 피하기 위해 세심하게 선택됐으며,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공격에 연결됐다는 분명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전투 상황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본다"며 "우리는 미국인에게 해를 가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일에 우리가 선택한 시간, 장소에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르단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전사한 미군[로이터 제공]
요르단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전사한 미군[로이터 제공]

또 그는 "공격은 오늘 시작했지만 오늘 끝나지 않을 것이다. 추가적인 공격이 있을 것이고, 오늘 그 일환으로 첫 공격이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향후 군사 행동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IRGC와 관련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라면서 "요르단에서 미군 3명 사망 이후 이란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언론은 이날 미군의 보복공격이 알려진 직후 미군이 시리아·이라크 접경지, 시리아 사막 지대 등 여러 곳을 타격해 사상자가 다수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알하다트 방송은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에서 11곳 이상을 폭격했다고 전했고, AFP 통신은 이날 공격으로 친이란 전투원 중 최소 13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민간단체 '시리아인권감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이란 무장단체원들의 장례식 장면. 이들은 미군 공습으로 숨졌다[AFP/게티이미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이란 무장단체원들의 장례식 장면. 이들은 미군 공습으로 숨졌다[AFP/게티이미지]

앞서 요르단 내 미군 기지가 지난달 27일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부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보복 방침을 천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미군 기지 공격 주체로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포함한 연합단체 '이라크 이슬람저항군'을 지목했다.

또 미국 정부는 이라크 및 시리아 내 보복 타격 목표를 확정했으며 여기에는 이란 시설도 포함된다고 CBS 방송이 전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보복 공격은 일회성 타격이 아닌 다단계로 지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이나 중동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이란 영토 내에 직접적인 타격은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소속 대원이 장례식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AP 제공]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소속 대원이 장례식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AP 제공]

이와 관련, 미군은 IRGC 쿠드스군의 고위 지도자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도 전쟁을 추구하지 않겠지만 위협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전쟁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를 위협한다면 강력한 대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대변인 야히야 라술 장군은 성명에서 미국이 이날 이라크 서부 시리아 국경 인근 지역을 공격한 것은 "이라크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이라크와 역내의 안보 및 안정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이라크 측의 반발에 미국은 해당 보복 공격에 대해 이라크 정부에 사전에 알렸다며 주권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원문 참고: https://www.wsj.com/politics/national-security/u-s-strikes-iran-backed-groups-in-syria-and-iraq-bcd627b5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4/feb/02/us-airstrikes-iraq-syria-drone-attack

https://edition.cnn.com/middleeast/live-news/israel-hamas-war-gaza-news-02-02-24/index.html

https://apnews.com/article/attack-military-iran-iraq-houthis-229a735edbb7759ba9ade543013917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