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에 있는 성당에서 나와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에 있는 성당에서 나와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최근 수감 중 숨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리 사건을 계기로 제재 고삐를 바짝 더 죄기로 했다.

러시아의 돈줄과 방위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major) 제재' 패키지를 23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CNN 방송, 로이터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20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온라인 대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세계에 어떤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나발니의 사망에 분명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가운데)[게티이미지 제공]

커비 보좌관은 이어 "그 대응으로 우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나에게 일어난 일과 2년에 걸친 사악하고 잔인한 전쟁 과정에서의 모든 행동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지우는 중대 제재 패키지를 23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또 나발니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러시아에 촉구하면서 "(사인에 대한) 실질적인 과학적 결과에 관계없이 푸틴은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대한 제재가 있을 것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함구했다.

앞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 사망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지난 16일 돌연 사망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페테르부르크에 마련된 나발니 빈소에 화환들이 가득차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 제2의 도시 페테르부르크에 마련된 나발니 빈소에 화환들이 가득차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미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다수의 러시아 개인과 법인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 자금 동결, 특정 러시아 상품에 대한 금수, 러시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접근 불허 등 고강도 제재망을 가동 중인 상황에서 추가로 발표될 '중대 제재 패키지'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규 제재의 내용과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러시아 방위산업 기반의 다양한 요소들과, 러시아의 전쟁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러시아의 침략과 (자국민) 억압을 작동시키는 러시아 경제의 수입원들을 포괄하는 실질적인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NBC뉴스가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러시아 중앙은행 본점[블룸버그 캡처]
모스크바의 러시아 중앙은행 본점[블룸버그 캡처]

미국 일각에서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등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나발니 사망 사건과 관련,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일단 20일 브리핑에서는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여부에 대해 발표하거나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 재무부의 브라이언 넬슨 테러리즘·금융정보 차관이 유럽을 방문 중인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금 몰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주요 7개국(G7·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이탈리아)의 가격 상한선 하향 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대러시아 신규 제재 관련 제언들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하는 우크라이나군[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하는 우크라이나군[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와 함께 커비 보좌관은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지원 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푸틴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계속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초당적 국가안보 추경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화상 회담에 나선다고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소개했다.

<원문 참고: https://www.nytimes.com/2024/02/20/us/politics/us-sanctions-russia-navalny.html?auth=login-google1tap&login=google1tap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4/feb/20/russia-sanctions-alexei-navalny-death-biden

https://edition.cnn.com/europe/live-news/russia-ukraine-war-news-02-20-24/index.html

https://www.reuters.com/world/us-announce-major-sanctions-package-friday-over-navalny-death-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