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P=연합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AP=연합뉴스]

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달 탐사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자사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미 중부시간 기준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 24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4분)께 달 남극 근처의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착륙 예정 시간 이후 한동안 우주선과 교신에 어려움을 겪다가 10분여 뒤에 "오디세우스 안테나로부터 희미한 신호가 잡혔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디세우스가 플로리다주의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된 지 약 일주일만이다.

이로써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미국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게 됐다.

또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연착륙하는 성공 기록을 쓰게 됐다.

달 탐사선의 달 착륙순간 환호하는 NASA 관계자들[AFP=연합뉴스]
달 탐사선의 달 착륙순간 환호하는 NASA 관계자들[AFP=연합뉴스]

오디세우스의 이번 임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NASA가 여러 민간 기업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들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실패로 끝났고,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두 번째 시도로 성공했다.

오디세우스에는 NASA의 관측·탐사 장비 6개가 탑재됐다. 이를 수송하는 대가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에서 1억1800만달러(1573억원)를 받는다.

이 장비들은 달 환경을 관측하고 관련 기술을 실증하며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우주선의 작동 기간은 달의 움직임으로 달 남극에 '밤'(lunar night)이 찾아와 태양광을 더는 받을 수 없게 될 때까지 일주일가량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NASA는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말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단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NASA는 달 착륙선 등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달 탐사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ASA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과 맺은 CLPS 계약 총액은 2028년까지 최대 26억달러(3조4600억원)에 달한다. NASA는 민간 기업들과 프로젝트 성공 단계에 따라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까지 5개국이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가 세계 최초 달 착륙 기록을 세웠으며,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은 2014년 창어 3호를, 인도는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를, 일본은 지난달 20일 슬림을 달에 착륙시켰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민간 기업들의 시도도 잇따랐지만, 그동안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 발사 대기[스페이스X 스트리밍 캡처]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 발사 대기[스페이스X 스트리밍 캡처]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무인 우주선이 지난해 4월 달 착륙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아이엘(SpaceIL)의 무인 우주선도 2019년 달 착륙을 시도했다가 기술적 결함으로 달 표면에 추락했다.

이번에 최초 성공 기록을 쓴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 존슨 우주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한 스티븐 알테무스(현 CEO) 등이 2012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뒀으며,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