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을 통해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인 알리바바 자회사들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의 경영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리바바 본사 사옥. 사진=블룸버그통신
  알리바바 본사 사옥. 사진=블룸버그통신

홍콩 명보는 27일 알리바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요구에 따라 제출한 자회사 내 중국 국유기업 지분 현황보고서(20-F)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텐센트(텅쉰)와 알리바바 등 기업의 1% 지분 매입을 통한 이른바 '황금주' 통제를 강화했다.

황금주는 보유 수량이나 지분비율에 상관없이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거부권 등 결정적 투표권을 부여받은 주식을 말한다. 1주만 가지고 있어도 기업 경영 방침이나 방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공기업 민영화 후에 공익성을 유지할 목적으로 정부가 보유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1980년대 정부의 황금주 매입이 유행했지만, 주주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대부분 나라들이 이런 형태의 기업 지배를 포기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2015년 '특수관리주'라는 명칭으로 국유 자본이 1%의 지분만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수단으로 써왔다. 당초 민간에서 출발한 기업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는 도구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 저장 이퉁은 알리바바 계열 동영상 업체인 유쿠의 등록자본금 1%를 보유하고, 국유기업 쑤이청 테크놀러지가 보유한 온라인 투자사가 알리바바의 게임·동영상 기술 자회사인 광저우 루자오 정보기술의 지분 1%를 갖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의 스포츠, 물류, 건강사업 등의 자회사에도 중국 국유기업 지분이 포함돼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의 황금주도 1% 정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매입 자본의 출처는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으며,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관련 조직을 중심으로 매입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황금주를 이용해 기업 경영에 개입해온 사례도 포착된다.

2021년 중국 정부는 국영펀드 자금을 들여 바이트댄스의 황금주 1%를 인수했고, 이 회사 이사 3명 가운데 1명을 지명할 권리를 얻었다. 정부는 이사로 공산당 간부를 임명했으며, 투자 계획이나 이윤 배분에 대한 의결권을 검열하는 편집장의 임명권도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