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이 중단된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공사 현장[로이터 캡처]
시공이 중단된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공사 현장[로이터 캡처]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 둔화' 탈출을 위해 자금난에 빠진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 대출을 독려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시중 은행들이 투입한 융자액이 한화 2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28일 21세기경제보도 등 중국 언론을 인용, 이달 20일 기준 부동산업체 융자 지원 '화이트리스트'에는 총 5349건의 프로젝트가 포함됐고, 이 가운데 162개 프로젝트가 총 294억3000만위안(5조40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춘제(春節·설) 연휴(10∼17일) 이전인 이달 4일 집계치에 비해 대출금이 113억위안(2조원) 더 늘었다.

21세기경제보도는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가 계속 늘고 있고, 그간 '부동산 리스크' 기업으로 지목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과 룽촹(融創·수낙차이나), 스마오(世茂), 뤼디(綠地·그린랜드), 쉬후이(旭輝·CIFI) 등도 수십건씩을 화이트리스트 사업에 포함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이 윈난성에서 진행 중이던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이 윈난성에서 진행 중이던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당국의 화이트리스트를 받아 든 은행은 채무 불이행이 있었던 프로젝트들 역시 심사해 선별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대출 지원 조치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곳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대형 부동산업체 룽촹으로, 90개 넘는 프로젝트가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갔다. 뤼디와 젠예(建業·센트럴차이나) 등은 40개 이상, 비구이위안과 쉬후이 등은 20개 이상을 화이트리스트에 넣었다.

이런 식으로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부실 부동산 기업 프로젝트는 총 400건이 넘는다.

화이트리스트에 프로젝트 49건을 올린 뤼디그룹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융자금이 모두 185억6000만위안(3조4000억원)일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중국 업계에서는 이 부실기업들 대다수가 대출받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 화이트리스트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건설 프로젝트가 '시공 중'인 상태(단기적인 조업 중단의 경우 자금 지원 후 즉시 공사 재개·완공 가능한 상태)여야 하고, 담보물이 적합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청산명령 받은 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청산명령 받은 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출을 맡은 주요 시중 은행들은 대형 부동산 업체들을 나눠 맡아 심사와 자금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조건에 들어맞기만 하면 업체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노력은 자금 조달이 절실한 부실 업체들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해줄 것"이라며 "중국은 부동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도시 부동산 융자 메커니즘 시행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