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전투기[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전투기[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F-16 전투기 가운데 일부가 이르면 7월께 전장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11일 나왔다.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등이 지원하기로 약속한 F-16이 모두 45대로, 이 중 덴마크가 첫 인도 물량 6대를 늦봄께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덴마크는 F-16 총 19대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첫 6대 이후 나머지 13대는 2025년까지 순차로 전달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전투기 조종사들도 올여름까지 F-16 비행훈련을 마치고 전투 투입 태세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조종사 총 12명이 미국과 덴마크 등에서 10개월에 걸친 F-16 비행훈련을 받고 있다.

트로엘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은 이메일을 통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이미 덴마크 영공을 비행하고 있다며 "훈련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울센 장과는 다만 조종사들의 "학습 곡선이 최종적인 훈련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조종사 8명은 지난해 8월 덴마크 남부 스크뤼드스트루프 공군 기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국방전문지 디펜스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본토에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조종사 4명의 F-16 비행훈련도 종료에 근접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마치게 된다고 미군 당국자가 말했다.

NYT는 그러나 조종사 12명은 비행대대를 편성하기에는 부족한 인원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이 지원하기로 한 45대는 소규모 비행대대 3개를 편성하기에 충분한 규모지만 그만큼의 F-16 조종사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훈련 일정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 신문은 지난해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페테스티 공군기지에 F-16 조종사 훈련소가 마련됐으나 이곳에서는 아직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지연이 서방의 F-16 지원과 관련한 혼란을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짚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에 올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덴마크 정상과 연쇄 회동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나라로부터 F-16 전투기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에 올라 대화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덴마크 정상과 연쇄 회동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나라로부터 F-16 전투기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EPA=연합뉴스]

당국자들도 각국이 언제 몇 대의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지, 조종사 훈련은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 유지보수 인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중·단거리 미사일과 폭탄으로 무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F-16이 전장에 투입되면 지상 기반 군수품 고갈로 허덕이는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일 "올해 우리 하늘에는 새로운 전투기들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러시아의 유도탄과 항공기,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말부터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위해 F-16을 지원받아 제공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요청해 왔다.

확전을 우려해 지원 결정을 꺼리던 미국은 지난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우크라이나 조종사에 대한 F-16 훈련을 승인하는 등 F-16 지원을 위한 길을 열었으나 조종사 훈련과 전투기 인도 모두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