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천연가스 등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분쟁 격화로 최악의 경우 1970년대 오일 쇼크와 같은 위기가 올 수 있다여 이같이 예측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된 천연가스 라인인 노르트 스티림2라인. 출처=CNN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된 천연가스 라인인 노르트 스티림2라인. 출처=CNN

 

 영국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에너지 공급 혼란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재가 취해지거나 러시아가 서구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할 경우를 전제한 추정이다.

우크라 사태 직격탄 맞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우크라 사태 직격탄 맞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NIESR은 특히 전쟁 위험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기업투자 감소로 인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받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이 기존 3.8%에서 2.1%로 1.7%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연합뉴스 자료 사진]
치솟는 에너지 가격[연합뉴스 자료 사진]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럽은 가스 수입량의 47%, 원유 수입량의 25%가량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왔다.

 NIESR은 "전반적인 영향은 1970년대 에너지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물가 상승과 공급 제약이 전 세계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에서 재배된 밀[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에서 재배된 밀[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구리, 알루미늄, 팔라듐, 밀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로 생산 또는 수출하는 원자재도 위기 고조로 가격이 상승하거나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역시 전 세계 산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EU 유럽중앙은행(ECB)의 가뜩이나 복잡한 기준금리 인상 셈법을 더 까다롭게 할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미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다. 출처=로이터통신
  미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다. 출처=로이터통신

 

 이들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 매입 축소 등 본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설 채비를 갖췄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성장세가 흔들릴 경우 통화긴축이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이번 사태로 인해 다음 달 15∼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자체를 보류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 시장이 예상했던 이른바 '빅스텝', 즉 통상적 인상폭의 두 배인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줄어들 것으로 WSJ은 관측했다.

유럽중앙은행(ECB)[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중앙은행(ECB)[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ECB의 경우, 이자벨 슈나벨 ECB 이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ECB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상으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