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에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익을 보기 위해 정의를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1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그런데 견리망의(見利忘義)는 금시초문이다. 인터넷을 검색하였더니 출처는 『장자(莊子)』 산목(山木) 편이다. “어느 날 장자가 조릉(雕陵)의 정원에 사냥을 갔다가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하는데, 까치는 이상하게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사마귀대로 나무 그늘에 있는 매미를
행운이란 우연적인 상황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로또에 당첨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를 만나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이 일반적인 행운의 예다. 그러니 나이가 들면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행운은 일종의 우연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나이와는 무관하다.그런데도 왠지 젊은이에겐 운이 잘 따르고, 늙은이에겐 운이 따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노쇠한 겉모습에서 오는 우리들의 편견일 뿐이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인 한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운과 재수는 나이와 연관성이 있을 수 없
플라톤의 대화록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사약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된 날의 대화록이다. 『파이돈』 서두(序頭)는 피타코라스학파 에케크라테스가 소크라테스의 헌신적인 제자 파이돈에게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에케크라테스 : 파이돈, 소크라테스 선생께서 감옥에서 독약을 마시던 날 그대는 그분 곁에 있었소? 아니면 그때 일을 다른 사람에게서 전해 들었소?파이돈 : 나는 몸소 그분 곁에 있었어요. 에케크라테스. (파이돈은 그리스 엘리스 출신으로 그가 어렸을 때 엘리스가 멸망당하여 그는 노예 신세로 전락했다. 그는 엄청난 미남이었다고 하는데,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5일 kbs라디오에 나가서 한 말이다. 전형적인 협박 어투다.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취임과 동시에 폭망하지 않으려면 김 여사 특검 받아들이라는 거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국회 통과 및 윤석열 대통령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법안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막으라는 압박인 셈이다. 독배 내밀며 희희낙락하는 민주당“총선용 특검이다, 그래서 뭐?”라는 말로 들린다. 박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 이 고유명사가 이제 곧 환력(還曆)의 시간을 맞이한다. 정신없이 아등바등 살아온 삶의 이력이 여전히 일상을 지배하고, 나는 거기에 갇혀 허둥대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나를 어떻게 번역하여, 이 우주의 질서에 편입시켜야 할 것인가. 우선 ‘왜 이렇게 살아야만 했을까’에 대한 반성과 그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가 나를 번역하는 계기가 되고 첫 문장이 된다. 지금까지 나를 대신해 나를 번역해준 세상의 평가나 편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기댈 수도
얼마전 벌어진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보노라면 돈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한국이라는 나라도, 타이어라는 산업도, 테크놀로지라는 가치에 대한 성찰은 하나도 없고 오직 골육상쟁의 모습만 있었다. 형제간, 부자간, 남매간의 싸움이 등장했다. 전직 대통령의 집안이니 정경유착, 사직당국의 수사를 받았으니 횡령탈세, 여기에 아버지를 정신감정하고 사모펀드가 등장하고 하다 못해 공익법인까지 들먹였다. 출생의 비밀만 덧붙이면 완벽한 막장 드라마가 된다. 드라마 작가야 재미있게 보겠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
새해엔 미술관과 영화 상영관을 묶어 놓으면 좋을 거 같다. 미술관의 아무리 좋은 기획 전시라 해도 천만 관객이 가능할까. 영화관의 기본 관객은 얼마나 될까. 영화제작비를 회수하는 관객은 얼마나 될까.영화는 영화관 상영 외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산출하는데, 전시는 거의 일회성이다. 해외 작가 전시는 영화처럼 티켓 판매가 이루어지나, 국내 작가 전시는 무료입장이라고 하여도 특정인을 제외하곤 유료가 싶지 않다.영화 보러왔다가 전시를 보여 주는 것도, 그림 보러 왔다가 영화를 보든가~.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 대한 논쟁보다
영화 ‘노량’이 개봉되었다. 영화는 영화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들을 정리해 보았다.▷이순신의 『난중일기』에는 노량대첩이 기록되어 있을까? 이순신이 전사한 날은 1598년 음력 11월 19일이다. 전사했기에 당연히 일기가 없다. 현존하는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은 노량대첩이 벌어지기 전전날인 11월 17일까지 일기를 썼다. 특히 11월 14일에서 16일까지 일기를 보면 영화 ‘노량’에서 나오듯 순천 예교성에 주둔해 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진린에
최근 각광을 받은 치유산업 분야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이 바로 치유음식이다.치유산업중 정부차원에서 관리가 이루어지는 분야는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관광 치유등이 크게 두각을 나타낸다. 치유산업을 가장 기본적으로 뒷받침 하는 분야가 치유음식이다. 치유음식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치유음식의 개념, 기준, 소관부처에 대한 행정적, 법적 근거가 마련되있지 않았다. 약등을 주로 사용한 약선 음식을 치유음식이라고 하기도 하고, 일부단체에서는 약선 음식 명장증을 발급하기도 하는등 현장에 많은 혼란이 있다. 지난 13일 농촌진흥청과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할 모양이다. 의원총회,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상임고문단 회의를 차례로 열어 논의한 결과가 그렇다고 알려졌다. 비주류 측에서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는 게 낫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하지만 애초부터 ‘한 비대위원장’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한 장관이 와서 잘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용산과 각을 세우거나 당내 팀워크를 다지며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박이 날 가능성이 있다. 한 장관의 개인 능력과 참신함은 훌륭하지만,
주위를 둘러보자. ‘할 수 있다’는 식의 글귀가 뒤덮고 있다. 내가 다니는 헬스클럽 입구에는 “WE CAN DO IT!”이라는 붉은 네온사인 글씨가 뇌를 자극한다. 누구나 근육맨이 될 수 있다는 것이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 가는 서점에는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책을 읽은 사람 중에 부자가 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우리는 이런저런 ‘할 수 있다’는 말에 잘 현혹된다. 그러나 곧 한계에 부딪치거나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야 그냥 되거나 쉽게 이룰 수 있는
소크라테스는 법률과 문답을 계속한다. 소크라테스 : 그러면 법률이 이렇게 말하겠지. “그렇다면 그대는 강요당하거나 기만당하거나 단기간에 결정하도록 독촉받지도 않고서 우리와 체결한 계약조건과 합의사항을 어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대는 70년 동안 우리가 그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우리 사이의 계약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이 나라를 떠날 수 있었네. 하지만 그대는 이 나라를 떠나지 않았네. 그러니 그대는 지금이라도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대가 이 나라를 떠남으로써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없을 걸세. 생각해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마침내 사퇴선언을 했다. 진작 예견됐고, 또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 10월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을 때 김 대표의 거취는 결정됐었다고 봐야 한다. 물론 공천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선거 패배의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당 대표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 대표’이기 때문이다.김 대표가 공천을 주도했거나 외압에 눌렸거나 책임은 대표 몫일 수밖에 없다. 말을 하자면 길다. 우선 유죄확정 3개월도 채 되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김태우 전 강서
초로의 남자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한 손에는 조리도구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식재료를 쥐고 있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빛나며, 피부는 약간 주름진 모습이다. 요리하는 동안 언제나 주방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압력밥솥에 밥을 안쳐서 가스 불에 올리고, 고기 굽고 채소 씻는 모습이 진지하다. 가끔은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보려고 애쓴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내와 함께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는다.이렇게 내가 주방을 접수한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은퇴 직후 아내가 “나, 이제 밥하기 싫어!”라면서 부엌 은퇴를 선언해버렸기 때문이
헤어진 애인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이 눈발이 되어 내릴 것만 같았는데, 슬쩍 눈웃음만 짓고 가는 눈. 순간, 눈이 보여준 그 눈웃음이 내게는 마치 ‘묵언수행의 방법’처럼 다가왔다. 눈웃음에는 다변가(多辯家)처럼 쏟아내는 눈발보다는 간결함과 진중함을 겸비한 음악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은 한 해가 저물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도 대설처럼 쌓일 것만 같은 대설 무렵. 나도 누군가에게 백 번의 말보다 눈웃음 한 번으로도 충분한 음악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한편으로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도 떠올렸다. 이 말에
개인은 법률에 무조건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불의한 법률에는 저항할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는 이 문제에 대하여 법률과 문답을 계속한다. 소크라테스 : 법률은 아마 이렇게 말을 이을 걸세. “그렇다면 소크라테스, 만약 우리가 말하는 것이 참이라면, 그대는 지금 우리에게 옳지 못한 짓을 꾀하는 것이네. 우리는 아테네인들에게 자결권을 보장하고 있네. 누가 우리와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곳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재도 하지 않는다네. 그러나 누가 우리의 재판체계와 국정 운영 방식을 보고도 이곳에 머무른다면, 우리는 그가
요로결석(urinary stone)은 소변의 생성과 이동경로에 요석(尿石)이 생겨 소변 흐름을 방해하고, 그 결과로 격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요로감염, 수신증, 신부전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요로감염과 전립선질환에 이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비뇨기 질환이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고, 젊은층에서 주로 많이 발생하지만 고령층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수분섭취 부족은 요로결석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이다. 수분을 지나치게 적게 섭취할 경우 소변 생성이 줄어들면서 요석 결정이 소변 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요석이 더 커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만났다. 지난달 17일 이후 19일 만이다. 혁신위 활동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혁신위가 강력한 의지를 담아 제시했던 당 지도부, 중진, 친윤의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안(案)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도 여전해 보인다. 5분간 공개하고 15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는데 사안의 중요성으로 미뤄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겠다.인요한 혁신위 완주할 수 있을까①두 사람 공히 지금까지의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적어도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대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세. 우리가 이곳에서 도주할 채비를 하고 있을 때 법률과 국가가 다가와 우리를 막아서며 다음과 같이 묻는다고 가정해보세. “소크라테스, 말해보게. 그대는 무엇을 하려 하는가? 이런 일을 기도함으로써 그대는 있는 힘을 다해 법률과 국가 전체를 파괴할 작정인가? 아니면 그대는 나라의 법정에서 선고된 판결이 아무 효력도 갖지 못하고 개인들에 의해 무효화되고 훼손된다면, 그런 국가가 전복되지 않고 존속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크리톤,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뭐라 답할 것인가? 일단 법정에서 선고된 판결
내가 늙었을 때 난 들판으로 나가야지.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야.물가의 강아지풀도 건드려 보고납작한 돌로 물수제비도 떠 봐야지.소금쟁이들을 놀래키면서.해질 무렵에는 서쪽으로 갈 거야.노을이 내 딱딱해진 가슴을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로 만드는 걸 느끼면서.넘어지기도 하고 제비꽃들과 함께 웃기도 할 거야.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산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 줄 거야.드류 레더의 라는 시의 한 부분이다. 은퇴 직후에는 누구든 이런 기분일 거다. 얼마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고 싶을까. 안온과 평화가 찾아